[신나는 공부]“말하기 달인은 먼저 듣기 훈련→ 발음을 익혀요”

  • 동아일보

공인인증시험 고득점자 이하영 양-정승우 군

영어 말하기 실력,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입에서 영어가 술술 나오게 하려면 무턱대고 말하기부터 하려 해선 안 된다. 우선 잘 듣는 연습을 해야 한다. 듣기 훈련으로 정확한 발음을 익히고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적절한 어휘와 문장을 차곡차곡 쌓아야 말하기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영어를 정확히 구사하려면 평소 스토리북에 딸린 영어테이프나 영어뉴스를 자주 들으면서 △특정 상황을 영어로 어떻게 표현하는지 △분위기나 감정에 따라 어떤 부분을 강조해야 하는지 △단어의 발음과 억양은 어떠한지를 잘 듣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놓아야 한다.

영어 공인인증시험 고득점자인 서울 목동중학교 2학년 이하영 양(14)과 서울 동광초등학교 5학년 정승우 군(12)은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토론수업을 무리 없이 따라갈 만큼 영어 말하기·듣기 실력이 우수하다. 듣기 훈련으로 말하기 실력까지 키운 이들의 노하우를 따라해 보자.

올해 2월에 치른 텝스(TEPS) 시험에서 775점(990만점)을 얻은 이하영 양. 이 양은 초등학교 3학년 2학기를 마치고 1년 6개월간 떠난 어학연수에서 듣기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선생님, 친구들의 말이 하나도 안 들렸어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하니 친구들과의 대화는커녕 수업 시간에도 막막할 때가 많았죠.”(이 양)

이 양은 영어 실력을 쌓으려면 먼저 귀를 틔워야 한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다. 이 양은 등교하기 전 1시간 동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현지 TV 교육 프로그램을 꾸준히 보면서 듣기 실력을 키웠다.

이런 프로그램은 단어와 문장을 사진 또는 사물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기 때문에 듣기·말하기 실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어휘력을 효과적으로 쌓을 수 있었다. 이 양은 방송을 보며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을 노트에 메모하고, 매일 밤 그날 새로 배운 내용을 큰 소리로 읽으며 외워 완벽히 자기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6개월 정도 정확히 듣고 이해하는 훈련을 하자 방송 내용은 물론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하는 설명이 귀에 쏙쏙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 양은 “들은 내용이 정확한지 친구들에게 물어 보면서 자연스레 말문도 틔었다”고 말했다.

정승우 군은 지난해 9월 토셀(TOSEL) INTERMEDIATE에 응시해 2급(855점)을 땄다. 주로 중고교생이 응시하는 이 시험에서 정 군이 고득점 할 수 있었던 건 듣기를 통해 영어 실력 자체를 향상시켰기 때문.

정 군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 방송 프로그램을 보며 본격적으로 듣기 훈련을 시작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았던 정 군은 우주, 동·식물 등 과학 분야의 다채로운 소재를 다룬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매일 1시간씩 시청했다.

“처음엔 한글 자막 없이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도 듣기에 집중하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을 때만 한글 자막을 참고했죠. 자주 나오는 단어나 일상생활에서 쓸 수 있는 문장은 포스트잇에 적어 놓고 저절로 외워질 정도로 반복해서 봤어요.”(정 군)

정 군은 방송을 보며 들었던 단어와 문장을 영어사전, 문법책에서 찾아보며 정확한 철자와 문법 구조를 익히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정 군은 “MP3플레이어에 CNN 뉴스 같은 영어 듣기자료를 내려받아 수시로 들었다”면서 “먼저 정확히 듣고, 들은 내용을 그대로 따라하는 훈련을 함께 하자 말하기 실력도 자연스레 향상됐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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