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설연휴 앞두고 공무원들 ‘오세훈 공포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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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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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멧-마스크 쓰고 공원-시민 편의시설에 ‘불쑥’
서비스 불시 점검에 긴장

이번 주말인 13일부터 전 국민이 기다리는 즐거운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된다. 하지만 서울시 각 공원과 시민편의 시설에서는 ‘오세훈 공포증’이 전파되면서 오히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공포증은 오 서울시장이 연말연시나 연휴 무렵이면 헬멧과 마스크를 쓴 채 자전거를 타고 시민 편의시설을 점검하면서 발생했다.

지난해 추석 다음 날인 10월 4일 오후 6시경 오 시장은 직접 자전거를 타고 서울 마포구 상암동 노을공원을 찾았으나 입장할 수 없었다. 그는 노을을 보러 혼자 노을공원을 찾았지만 입구 직원으로부터 “입장시간이 끝났으니 돌아가시라”는 답을 들어야 했다. 이 사례가 간부회의 때 지적된 뒤 입장시간은 대폭 늘어났다.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20일에는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 숲에 마스크와 귀마개, 목도리를 두르고 나타났다. 그는 직접 차를 몰고 주차장에 들어섰으나 텅 빈 공간임에도 ‘만차’라는 표지를 붙여 놓은 점을 확인했다. 시민들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음료판매 공간을 만들라는 지시가 잘 이행됐는지 살피기 위해 북서울 꿈의 숲 내 레스토랑에 들어서 커피를 시키자 ‘커피만 드시려면 전망대를 이용하라. 이곳에서는 음식을 시켜야 한다’는 답을 들어야 했다. 오 시장은 “간부 공무원이 한 번만 현장에 다녀와 보면 금방 개선할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고, 지적된 사안은 모두 고쳐졌다.

관련 부서 공무원은 “연휴에도 시민 편의를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인 것 같은데 대비하기는 쉽지 않다”며 “솔직히 이번 연휴 때는 시장 출현 경보가 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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