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김 ‘종자전쟁’땐 전남 양식어민 피해 불보듯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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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협약 2012년 발효
日에 로열티 12억~20억 줘야
바이오硏“신품종 5종 개발”

국산 양식 김 생산량의 30% 이상이 일본산 종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이 2년 뒤 로열티를 요구할 경우 전남 양식 어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김 생산량 21만 t 중 7만여 t(35%)은 일본 종자 참김과 방사무늬김(일명 김밥김)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13만 t은 국내 종자인 모무늬 돌김, 잇바디 돌김이다.

일본 종자를 쓰는 어민들은 해조류에 대한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UPOV)’이 발효되는 2012년부터 일본이 종자 값을 요구하면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 국제식물신품종보호협약은 각국이 등록한 식물 신품종에 대해 국가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이다. 장미, 딸기 등 원예작물은 이미 적용돼 로열티가 지불되고 있다.

국내 김 생산액이 1162억 원(2007년)인 것을 감안하면, 로열티는 18억∼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적재산권을 가진 국가에서 김 생산액의 3∼5%를 로열티로 요구할 수 있기 때문. 전남 지역 김 생산량은 국내 생산량의 70%인 14만 t을 차지한다. 전남지역 김 양식 어민들이 12억∼20억 원의 로열티를 부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미역 로열티를 요구할 경우에도 국내 생산량 32만 t 가운데 29만 t을 양식하는 전남 지역 어민들이 3억∼6억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역은 유전자 구분이 다소 힘들어 로열티 요구 폭이 유동적일 것으로 보인다.

해조류바이오연구소 측은 ‘일본이 로열티를 요구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구할 것에 대비해 5년 전부터 김, 미역, 다시마, 곰피 종자 확보에 나섰다. 현재 각종 해조류 종자 126가지를 보전했다. 또 2012년까지 김 신품종 5개를 개발, 등록하기로 하는 등 김 종자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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