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사육신 혼이 깃든 대구로 ‘충절 여행’

  • 동아일보

박팽년 후손들의 한옥마을
사육신기념관 등 새단장
문화관광 해설사도 배치

대구 달성군 하빈면 묘리 사육신의 역사가 깃든 전통마을을 찾은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때 건립된 태고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달성군
대구 달성군 하빈면 묘리 사육신의 역사가 깃든 전통마을을 찾은 관람객들이 조선시대 때 건립된 태고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제공 달성군
“이곳 태고정(太古亭·보물 제554호)은 조선시대 사육신 가운데 한 분인 박팽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정자죠. 임진왜란 때 소실돼 일부만 남아 있다 광해군 때 새로 지어졌어요. 장방형의 축단 위에 대청마루와 방 2칸으로 이루어져 있는 전형적인 목조 건물이죠. 건축미를 감상하면서 선조들의 절개를 되새겨보면 좋을 것입니다.”

24일 오후 4시 대구 달성군 하빈면 묘리 한옥마을의 태고정. 대구시관광문화해설사인 여경순 씨(49·여)가 방문객 20여 명에게 이 정자와 한옥마을의 유래 등을 설명했다. 이곳을 찾은 권장우 씨(45·상업)는 “휴일을 맞아 가족과 함께 왔는데 한옥이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는 것 같다”며 “곳곳에 사육신의 꼿꼿한 선비정신이 배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마을은 평일에는 50∼60명, 휴일엔 100여 명이 찾는 등 대구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눈길을 끌고 있다. 묘리는 박팽년(1417∼1456)의 후손들이 모여 살아온 곳이다. 1970년대까지는 50∼60가구가 있었지만 현재는 4가구 10여 명만 거주하고 있다. 동네 입구에는 커다란 한옥 건물인 ‘사육신기념관’이 건립 중인데 마무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기념관은 6월 문을 열 예정이다. 달성군은 이곳을 사육신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전통마을로 정비해 선비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관광문화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03년부터 8년째 한옥마을 등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마을 입구에 충절문과 사육신기념관 등을 조성하고 부근 낡은 한옥 20여 채를 새롭게 단장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180억 원. 2011년 상반기에 모든 공사가 끝난다. 사육신기념관에는 묘리의 내력과 현황, 사육신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 등을 영상물로 관람할 수는 시설 등이 갖춰진다. 또 태고정에 걸린 현판도 전시할 예정. 태고정에는 조선시대 명필로 꼽히는 한석봉이 쓴 현판 등이 걸려 있다. 최근 완성된 박팽년의 표준영정도 2월 사육신기념관에 비치된다.

이곳은 밖에서 보면 마을이 보이지 않고, 마을 안에서 보면 바깥이 보이지 않는 독특한 지형이라 묘리(묫골)로 불린다. 순천 박씨 충정공파인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1456∼?)이 이곳에 종택을 짓고 대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이곳에는 사육신의 위패를 봉안한 사당인 육신사(六臣祠)가 있다. 육신사 등을 보존하고 사육신의 절개를 기리기 위해 1994년 사단법인 육신사보존회가 설립됐다. 사단법인 육신사보존회 박우순 이사(54)는 “사육신기념관이 문을 열고 한옥마을이 정비되면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무료로 개방해 선비정신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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