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스케이트장 어디가 놀기 좋나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1일 16시 28분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들어 준 나무썰매로 빙판을 가르던 기억은 아련한 추억으로 남았다. 엉금엉금 벽을 잡고 얇은 스케이트날 위에 간신히 올라서던 짜릿함은 더 잊기 힘들다. 올 겨울 다시 한번 스케이트화와 썰매 위에서 겨울바람을 한껏 즐겨보자.

서울시내 곳곳에는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썰매장과 스케이트장이 마련됐다. 기자는 최근 양재천 얼음썰매장과 어린이대공원 전통얼음썰매체험장, 광화문 스케이트장을 직접 찾아 장소별 장단점을 비교해봤다.

● 양재천 얼음썰매장

서울 지하철 3호선 도곡역 근처. 1970년대 겨울이면 동네 연못 등에 곧잘 생기던 천연 썰매장이다. 널찍한 플라스틱 썰매에 몸을 실은 채 눈 쌓인 언덕을 내려오는 요즘 썰매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이 곳에선 평평한 나무판자로 만든 '오리지널 썰매'를 타고 양 손의 찍개를 이용해 움직여야 한다. 썰매장엔 어린이만 입장할 수 있다. 어른은 유아용 썰매를 끌어줄 때만 들어갈 수 있다. 다음달 20일까지 운영한다. 이용시간은 아침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장점
장소도 넓고 찾아오는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어 혼자 누빌 수 있는 공간이 넓다. 썰매도 280개로 넉넉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주말에도 줄을 설 필요가 없다. 대여료도 500원으로 부담이 없는 편. 제한시간이 없어 원한다면 원 없이 탈 수 있다.

▽단점
이곳을 처음 찾아가는 사람이라면 두 가지는 꼭 챙기자. 첫째, 길 찾는 감각과 둘째, 튼튼한 다리. 웬만한 길 감각이 아니고서야 한번에 찾아가기가 만만치 않다. 썰매장 안내판이 별도로 없다보니 지하철을 이용한 기자 역시 헤매다 20분 만에 찾아갔다.

● 어린이대공원 '전통얼음썰매체험장'

어린이대공원 '환경연못'은 겨울철 썰매체험장으로 변신했다. 어린이대공원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방학을 맞아 썰매장을 찾은 아이들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곳에서도 전통 썰매를 탄다. 이달 31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장점
교통이 편리해 찾아가기 쉽다. 썰매장은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에 있다. 이용료는 각자 '생각대로' 내면 된다. 이용객이 자발적으로 낸 이용료는 불우이웃돕기에 쓰인다. 썰매도 타고 '착한 일'도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어린이들을 위한 공연들도 진행 중이라 썰매 외에 다른 볼거리도 즐길 수 있다.

▽단점
썰매장 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썰매가 70개뿐이다. 아직 썰매장 내 곳곳에 눈이 쌓여 있어 얼음이 매끄럽지 않다. 기상이 안 좋거나 날씨가 따뜻하면 안전상의 문제로 운영 중간에 문을 닫는다.

● 광화문 스케이트·썰매장

"까르르." 올 겨울 광화문에 모처럼 아이들 웃음꽃이 폈다. 아이스링크 위로 미끄러지는 스케이트 날엔 얼음꽃이 폈다. 광화문광장 스케이트·썰매장은 다음달 15일까지 운영한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열고 금, 토요일과 휴일엔 1시간씩 연장 운영한다.

▽장점
광장 안에 대여실과 휴게실, 화장실이 있어 편리하다. 소지품을 넣어둘 수 있는 보관함도 400여 개다. 링크장에는 안전요원이 항상 대기 중이다. 초등학생까지는 안전모 착용이 의무다.

▽단점
1회당 1시간씩만 탈 수 있다. 티켓은 한 장당 1000원씩이라 시간 대비 다른 곳보다 비싼 편이다. 사람이 워낙 붐비다보니 보관함이나 쉴 공간을 차지하려면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 돈을 아끼려면 장갑도 꼭 준비해 가자.

최윤영 인턴기자 연세대 교육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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