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금지령…지리산 반달곰 겨울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3일 09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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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방사돼 야생 적응 중인 반달가슴곰 17마리 중 15마리가 최근 동면(겨울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반달곰 1마리가 지난해 겨울보다 일주일 정도 늦은 지난달 11일 처음 겨울잠에 빠진 것을 시작으로 나머지 반달곰들도 차례로 동면에 들어가 15마리가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해 지리산에서 태어난 새끼 반달곰도 어미 곰과 함께 겨울잠에 빠져든 것으로 추정됐다.

공단은 작년에 때어난 새끼 반달곰에 위치 발신기가 장착돼 있지 않아 정확한 동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지만 어미와 함께 겨울잠을 자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이 서울대공원에서 넘겨받아 작년 10월께 방사한 반달곰 수컷 형제 2마리도 안전하게 동면에 들어갔다.

형제 반달곰은 방사 지점을 크게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겨울잠을 청했으나 3년생 이상 반달곰들은 서식지역을 넓혀 지리산 전역에서 활동하다 동면에 들어갔다.

공단은 아직 동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2마리도 최근 움직임이 둔화된 상태라 최근 기온과 적설량을 고려해볼 때 수일 안에 동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곰들은 동면에 들어가기 전 가을에 도토리 등 먹이를 왕성하게 섭취, 체중의 20-30%인 체지방을 비축한 뒤 잠자게 되며 동면 기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배설도 하지 않는다.

공단 관계자는 "한동안 고온과 적은 적설량 때문에 활동을 계속했던 반달곰들이 최근 강추위가 계속되고 눈이 쌓이기 시작하면서 먹이 찾기가 어려워지자 동면에 들어갔다"면서 "등산객들은 지정된 탐방로만을 이용하고 특히 '야호' 등 큰 소리를 내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동면 중인 반달가슴곰은 소음에 매우 민감해 '야호'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어날 수 있으며, 잠에서 깬 곰이 안전한 동면 장소를 다시 찾는 과정에서 탈진 등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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