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구청 민원전산망 3시간 마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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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3백신 자동 업데이트 도중 컴퓨터 불통
주민등록등본-인감증명 발급중단 큰 불편

전국 시군구청 민원 전산망의 일부가 불통돼 주민등록등본과 인감증명 등 각종 생활민원 서류를 발급받으려는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991년부터 가동된 행정기관 민원 전산망에서 전국적인 장애가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안철수연구소 V3 백신을 사용하는 민원서류 담당 공무원의 컴퓨터가 다운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행안부는 이 백신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면서 일부 프로그램 파일(midas.dll)이 삭제되는 바람에 민원 발급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각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V3 백신을 사용하던 컴퓨터가 이날 낮 3시경까지 작동되지 않았고, 이 컴퓨터와 연결된 전산망 서버도 다운돼 민원서류 발급이 중단됐다. 전산망 서버가 작동되지 않음에 따라 각 지자체가 설치한 무인민원발급기도 작동되지 않아 민원인들이 불편을 겪었다. 행안부는 36개 시군구에서 피해 발생 신고가 있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이날 오후 2시 40분경 전국 시군구에 “업데이트 과정에서 삭제된 파일을 복구하거나 V3 작동을 멈추면 복구된다”고 긴급 지시해 오후 3시경에는 전국 대부분 지자체에서 민원서류 발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안철수연구소는 12일 V3 제품군이 일부 프로그램을 악성코드인 ‘스파이웨어’로 잘못 판단해 실시간으로 프로그램 실행을 차단해 해당 프로그램이 작동을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V3 제품은 실시간 감시를 하며 악성코드를 발견하면 즉시 프로그램 작동을 중지시킨다. 안철수연구소는 행안부의 주민등록행정 프로그램, 일부 금융 관련 프로그램 등에 설치된 파일 중 하나인 ‘midas.dll’ 속 파일 정보가 악성코드 스파이웨어(Rogue.Viclear.2959872)가 설치하는 정보와 같다고 분석했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실시간 감시 프로그램인 V3가 업데이트되면서 이런 오류를 냈다”며 “행정 프로그램에 있는 dll 파일을 스파이웨어로 진단하지 않게 프로그램을 수정해서 행안부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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