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부산-울산-경남 올해 시정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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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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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강서 물류도시 본격화▼
북항 재개발 사업자 못 찾아
고용률 바닥 청렴도도 낮아


허남식 부산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왼쪽에서 세 번째), 신정택 부산상의 회장(왼쪽)이 부산 미래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낙동강 하구 국제산업물류도시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
허남식 부산시장(왼쪽에서 두 번째)과 제종모 부산시의회 의장(왼쪽에서 세 번째), 신정
택 부산상의 회장(왼쪽)이 부산 미래발전의 성장동력이 될 낙동강 하구 국제산업물류도
시 예정지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부산
올해 부산시 살림살이는 화려하지는 않았으나 미래발전을 위한 준비를 알차게 했다는 것이 시민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시가 최근 의견수렴을 한 결과 ‘강서 1000만 평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이 올해 시정 베스트 1위로 꼽혔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및 산업단지 지정작업을 완료해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시동을 걸었기 때문.

경남 진주시 남강댐에서 식수를 가져오는 광역상수도사업도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20년 숙원’이 풀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안겼다. 문현금융단지의 금융중심지 지정으로 조선, 물류, 해양산업 등 미래발전을 위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 북항 재개발 사업 추진과 미(美) 하얄리아부대를 넘겨받아 조성할 시민공원 사업도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4만5000개 일자리 만들기와 저소득시민 자활 지원, 전통시장 활성화, 소액금융지원 사업에도 힘을 쏟았다. 중소기업을 위해 재정 조기 집행과 자금지원 대폭 확충 및 신용보증지원, 수출지원 등도 적극 추진했다. 지난달 부산지역 신설법인은 258개로 10월 235개보다 9.8% 늘었다.

그린웨이 조성, 생활권 도시 숲 조성 등으로 녹색도시 만들기 사업을 펼쳤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둘째 이후 자녀 보육료 지원, 셋째 이후 자녀 초중고교 급식비 및 학비 지원과 함께 대학 입학 시 첫 등록금을 지원해 주기로 했다.

을숙도대교 완공, 도시철도 1호선 다대선 착공, 노포동 대중교통 환승센터 준공 등 교통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산불꽃축제, 부산영상후반작업시설 개관, 부산문화재단 출범 등으로 ‘문화도시’ 품격을 높였다.

반면 우선협상대상자 참여 포기로 추진이 더딘 동부산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비롯해 북항재개발 사업자 유치 실패, 센텀시티 산업단지 용적률 상향 움직임 등은 미흡한 시정으로 꼽혔다. 전국 최저 수준 고용률, 지방채 증가율 최고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부산 이미지는 물론 행정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하위권 청렴도 역시 극복해야 할 문제로 지적됐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울산 전기차 전지 공장 유치▼
사회복지 예산 집행 미흡
예인선 노조 5개월째 파업

올 9월 열린 전기자동차용 전지 생산 공장인 SB리모티브㈜ 기공식. 왼쪽에서 네 번째가한승수 당시 국무총리, 다섯 번째가 박맹우 울산시장. 사진 제공 울산시
올 9월 열린 전기자동차용 전지 생산 공장인 SB리모티브㈜ 기공식. 왼쪽에서 네 번째가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 다섯 번째가 박맹우 울산시장. 사진 제공 울산시
울산시는 올해를 “미래를 이끌 성장동력을 구축한 해”라고 평가했다. 울산시와 울산시의회 등은 올해 최고 시정 성과로 친환경 전기자동차용 전지(리튬 2차전지) 생산 공장인 SB리모티브㈜ 유치를 꼽았다.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도할 2차전지 산업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에 이어 ‘울산 4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SB리모티브는 삼성SDI와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보쉬사가 합작해 설립한 회사. 2013년까지 울주군 삼남면 삼성SDI 울산사업장에 5000억 원을 투입해 1단계 공장을 건설하고 향후 1조7000억 원까지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전지산업을 집중 육성해 앞으로 10년 내에 이 분야 생산액 20조 원, 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한다는 구상. 이와 함께 13개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해 이 가운데 올해 길천(1차), 중산, 모듈화 산업단지를 준공하고 46개 업체를 유치했다.

시는 태화강 생태공원 2단계 공사에 들어갔고 용연하수처리장 고도화 사업을 준공하는 등 태화강 수질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과 대곡박물관을 개관하고 시립박물관도 공사에 들어갔다. 울산과학기술대(UNIST)도 예정대로 개교했다. 혁신도시 건설과 고속철도(KTX) 울산역세권 개발 등 미래 성장 기반을 구축하기 위한 대형 프로젝트도 차질 없이 추진했다.

올해 울산시는 한국표준협회 주관 ‘서비스 품질지수’ 공공행정 서비스 부문 1위, 국토해양부 주관 ‘한국의 아름다운 하천 100선 공모’에서 태화강이 생태복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사회복지부문 예산을 제대로 집행하지 않아 장애인단체가 시청에서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을 불렀다. 8월부터 시작된 울산 예인선 노조 파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울산시의 중재력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2005년부터 준비한 울산세계옹기문화엑스포도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돼 아쉬움을 남겼다. 박맹우 시장은 “내년에는 미래 유망산업을 육성해 경제기반을 탄탄히 다지면서 푸르고 아름다운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경남 남해안 프로젝트 날개▼
청렴도 평가 전국 꼴찌
양산의료단지 유치 실패

김태호 경남지사와 이상길 산림청 차장 등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단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11년 총회를 유치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경남도
김태호 경남지사와 이상길 산림청 차장 등 사막화방지협약 당사국총회 유치단이 아르헨티
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2011년 총회를 유치한 뒤 기념촬영을 했다. 사진 제공 경남도
“일은 제법 했지만,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올 경남도정에 대한 대체적인 분석이다.

녹색성장에 주력하고 정부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올렸으나 청렴도 평가 최하위, 국제행사 실패 등 ‘악재’가 잇따랐기 때문.

김태호 지사도 “올해 제일 아쉬운 부분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광역단체 가운데 꼴찌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청 안팎에서는 “그동안 잘했던 많은 실적이 청렴도 최하위 때문에 몽땅 날아갔다”는 푸념이 나왔다.

‘세계인의 합창제’라고 선전했던 ‘월드콰이어챔피언십 코리아 2009’는 7월 8일부터 16일까지 열릴 예정이었으나 외국인 참가자가 신종 인플루엔자A에 감염되면서 후반부 대회를 모두 포기했다. 특히 대회 유치 과정에서 경비 분담 문제를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예산 수십억 원이 날아갔다. 문화체육관광부도 경남도도 잘못을 확인했다.

부산, 울산시와 힘을 합쳐 추진했던 양산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남강댐 물 부산 공급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의회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진주 혁신도시 내 일괄 이전 역시 미결 상태로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해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 성공 개최 여세를 몰아 ‘2011년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당사국총회’를 유치한 것은 ‘녹색수도 경남’으로 진입하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호평이 이어졌다. 포스트 람사르사업을 착실히 추진하는 가운데 29일엔 ‘경남도 녹색성장 마스트플랜’을 확정했다.

지방자치단체 정부 합동평가에서는 전체 9개 분야 가운데 6개 분야에서 최고점인 ‘가’를 받았다. 전국 지자체 가운데 으뜸인 셈. 또 지방재정 조기 집행과 일자리 창출, 서민생활 안정 및 경제 살리기 분야 등에서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김 지사는 “남해안시대 프로젝트를 흔들림 없이 추진한 것이 최대 성과”라며 “5년 전 남해안시대를 주창했을 당시 ‘뜬구름 잡는다’는 비판이 있었지만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국가 어젠다로 채택됐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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