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삼성 임원 55명 ‘DMZ 마을’에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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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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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뚫고 기업-대학 유치
파주시 ‘행정 노하우’ 수강

류화선 파주시장이 9일 오후 비무장지대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마을회관에 모인 삼성생명 임원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파
류화선 파주시장이 9일 오후 비무장지대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 마을회관에 모인 삼성생명 임원들 앞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파
삼성생명 임원들이 9일 비무장지대인 경기 파주시 군내면 조산리 대성동마을에 집결했다. 조문성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 55명은 이날 오후 5시 대성동마을에서 파주시의 행정 혁신과 지역 경제 활성화 비법에 대해 강의를 들었다. 강의 장소는 10월 마을회관 2층에 만들어진 50여 석 규모의 ‘대성동 영화관’.

이들이 출입도 쉽지 않은 비무장지대 대성동마을을 굳이 찾은 이유는 파주시가 ‘탄력적 규제 정책’을 통해 빠른 시간 내에 경제적 효과를 거뒀기 때문.

남북 접경지역인 파주시는 수도권 규제, 개발제한구역 등 중첩 규제를 받고 있다. 특히 군사시설 때문에 받는 규제는 다른 지방자치단체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 차원의 행정 개혁으로 기업과 대학을 유치했다. 실제로 파주시는 지난해 8월 행정 혁신을 통해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건립 사업 승인을 2시간여 만에 내준 전력이 있다. 수개월 걸릴 절차를 미리 준비해 온 덕분에 접수와 동시에 해당 부서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결재했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임원들은 파주시의 유연함 못지않게 강경함에 대해서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유로를 거쳐 대성동마을에 도착할 때까지 불법 현수막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민원이 나올 법한 단속이지만 전체 도시 미관을 위해 파주시는 타협 없이 밀어붙여 지금은 섣불리 불법 현수막을 내거는 일이 거의 사라진 상태다.

이날 강의에 나선 류화선 파주시장은 “필요한 부분에서는 최대한 재량을 발휘해 행정 규제를 풀지만 법과 원칙이 필요한 대목에서는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강력한 단속을 펴고 있다”며 “그 덕분에 주민 생활이 편해지고 경제 활성화에도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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