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뢰혐의 소환 앞둔 양산시장 자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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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미안” 유서 발견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둔 오근섭 경남 양산시장(62)이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경 경남 양산시 상북면 오 시장의 자택이 있는 농장 별채 부엌에서 오 시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농장관리인 이모 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오 시장이 발견되기 1시간 전쯤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시신은 양산부산대병원에 안치됐다.

안방 탁자 위에서 발견된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양산과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달라’고 적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울산지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울산지검 박민표 차장검사는 “특수부가 올 9월 다른 사건을 수사하던 중 부동산개발업자 A 씨의 자금이 다른 부동산개발업자 B 씨를 통해 양산시장 측에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A, B 씨 등 관련자 상대로 진위를 조사한 데 이어 참고인 자격으로 오 시장의 비서실장도 수차례 조사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된 점에 미뤄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양곡도매업 등을 하며 자수성가한 오 시장은 양산대를 설립해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양산시의회 의장을 거쳐 2004년 6월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양산시장에 당선됐다. 2006년 지방선거 때는 한나라당 공천 심사를 맡았던 국회의원들에게 서화를 선물한 사실이 드러나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07년 12월 한나라당 복당을 신청했지만 보류돼 현재 당적이 없는 상태다.

양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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