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새 꿈’으로 돌아온 드림랜드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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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동 ‘북서울 꿈의숲’ 2년 공사 마치고 내일 개장
서울서 4번째 큰 공원, 벚꽃길-대형연못 등 생겨… 전망대선 북한산 한눈에

1987년 4월 서울 강북구 번동에 ‘드림랜드’가 문을 열었다. 당시만 해도 서울 동북부에 마땅한 놀거리가 없었던 때라 도심 속 테마파크를 표방하며 롤러코스터와 눈썰매장 등 놀이시설로 무장한 이곳은 말 그대로 강북 주민들의 ‘드림(꿈)’이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잠실 롯데월드와 용인 에버랜드 등 대형 놀이공원이 잇따라 생기면서 드림랜드는 인기 소풍지 자리를 서서히 뺏기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선 운영업체와 소유자 간 법정싸움까지 불거졌다. 시설 투자는커녕 고장난 놀이기구들은 녹슨 채 그대로 방치됐다. 강북의 자랑은 어느새 동네 흉물이 됐다.

○ 다시 강북의 ‘드림’으로

서울시는 2007년 드림랜드 터를 사들여 공원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총 3339억 원을 투자해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약 2년간 이어진 공사 끝에 17일 옛 드림랜드는 ‘북서울 꿈의숲’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총 66만2627m²(약 20만 평) 규모로 월드컵공원과 올림픽공원, 서울숲에 이어 서울에서 4번째로 큰 공원이다.

15일 미리 찾은 북서울 꿈의숲은 개장을 이틀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출입구에 들어서면 양옆으로 길게 뻗은 벚꽃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벚꽃길은 양옆으로 자리한 오패산과 벽오산 속 산책로로도 연결돼 간단한 등산이나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원 중심부에는 대형 연못인 ‘월영지’가 조성됐다. 월영지 옆으로는 전통 한옥 ‘창녕위궁재사’(등록문화재 제40호)가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밤 산책길에 들르면 연못과 자연스레 어우러진 고유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서울광장 면적의 갑절에 이르는 초대형 잔디광장을 지나면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나온다. 장애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 안팎으로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 지상 3층 건물 높이(49.7m) 전망대에 올라서면 북쪽으로는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 절경이 펼쳐지고 남쪽으로는 남산과 한강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한다. 전망대 아래로는 미술관과 콘서트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개장을 기념해 정명화 독주회를 비롯해 뮤지컬 ‘내 친구 플라스틱’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옴 ‘과학놀이 체험전’ 등이 열린다.

○ 강남북 균형 발전

시는 북서울 꿈의숲을 강남과 강북 간 지역균형개발의 매개체로 삼는다는 목표다. 그간 서울 강북, 특히 동북부 일대는 서울 시민 네 명 중 한 명이 사는 대표적인 주거 밀집지역인데도 대형공원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었다. 여기에 장위·길음·미아 뉴타운이 완공되면 대규모 인구 유입이 불가피한 터라 녹지공간을 확충해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질 않았다.

북서울 꿈의숲 개장으로 강북구뿐 아니라 성북, 도봉, 노원, 동대문, 중랑 6개구 주민 267만 명의 생활권에 대형공원이 들어오게 됐다. 특히 공원 전반에 설치된 자전거도로는 월계로와 오현로의 외부 자전거 전용도로와 연결된다. 인근 지하철역과 우이천까지 자전거로 갈 수 있어 인근 지역 주민들도 자전거로 편하게 공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자전거 150대를 세울 수 있는 자전거 보관소도 공원 내에 마련했다.

이날 공원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심 속 푸른 공간 확보는 세계 도시마다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이제 강북 동북부 시민들도 스트레스도 풀고 여유롭게 사색할 수 있는 녹지 휴식공간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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