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유일의 독감백신 생산업체인 녹십자와 백신 개발 승인을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17일 식약청은 “하루라도 빨리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이 공급되도록 이번 주 안에 녹십자가 신청한 임상시험을 승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십자는 지난달 말 식약청에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의 임상시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식약청 관계자는 “동물을 대상으로 우선 실험해 본 뒤 이상이 없으면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 순서이지만,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이미 발생한 만큼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동시에 승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당초 임상시험과 시판을 순차적으로 허가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이 관계자의 표현대로 “시간적 여유가 없는 비상상황”인 탓에 백신 개발은 가속도가 붙게 됐다.
녹십자 역시 9월 둘째 주로 계획했던 동물실험 및 임상시험을 앞당기기로 함에 따라 하루 종일 분주했다. 녹십자 관계자는 “당초 9월 7일 임상시험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식약청 승인이 빨라짐에 따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며 “이달 말 동물실험과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녹십자는 임상시험이 실시될 고대구로병원 등 3곳의 종합병원과 일정 조정에 나서는 한편 백신을 생산할 전남 화순공장 설비도 점검을 시작했다. 조만간 임상시험 참가자도 모집할 예정이다.
녹십자 정수현 전무는 “날씨가 추워지면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변형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개발능력을 총동원해 백신을 11월에 차질 없이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