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가건물이 “6000억 가치” 둔갑

입력 2009-07-06 02:57수정 2009-09-22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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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평가 허위작성 공인회계사 7명 기소

지난해 5월 코스닥 상장기업인 D사 대표 이모 씨(50)는 15억 원에 인수한 게임업체를 2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처럼 평가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김모 씨(37) 등 공인회계사 3명에게 1억1000만 원을 건넸다. D사 자금 70억 원을 횡령한 이 씨가 이 돈을 게임업체 인수에 쓴 것처럼 꾸미기 위해서였다. 공인회계사 김 씨 등은 주당 1000원 미만인 게임업체의 주식을 1만5000원 안팎의 가치가 있다고 의견서를 작성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했다. 하지만 D사는 올해 4월 코스닥 등록이 취소됐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권오성)는 부실기업에서 돈을 받고 기업가치를 실제보다 높게 평가해준 혐의 등으로 김 씨를 비롯해 공인회계사 4명을 구속 기소하고 공인회계사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에게 돈을 건네고 회계보고서 허위 작성을 부탁한 혐의 등으로 코스닥 등록 기업 임원 박모 씨 등 부실기업 관련자 15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돈을 받은 공인회계사들은 기업 자산가치를 적게는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 높게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회계사 안모 씨(57)는 지난해 9월 보유 자산이 컨테이너 가건물 하나가 전부인 중국 소재 석유화학회사의 자산가치를 6000억 원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사를 인수하려던 코스닥 상장기업 대표로부터 9000만 원을 받고 기업가치를 뻥튀기한 것이었다. 이 회사의 대주주는 검찰에서 “이 회사의 가치는 많아야 28억 원 정도”라고 진술했다.

권오성 형사6부장은 “이들 기업 소액투자자들은 회계사들의 기업가치 평가를 절대적으로 믿고 투자했다가 피해를 본 셈”이라며 “가장 엄격해야 할 회계사들의 도덕적 해이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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