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비롯한 굵직한 국제행사를 앞둔 광주에서 ‘교통사고 줄이기’는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이 같은 절박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기존 시민운동의 틀을 뛰어넘어 시청과 구청, 교육청 검찰 경찰 등 관련기관은 물론이고 지역 언론까지 포괄하는 통합 조직을 갖춘 점은 특기할 만하다.
산파역을 맡은 박영렬 광주지검장은 “이념과 정파는 물론이고 종교, 세대. 계층을 초월해 지역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라며 “머잖아 이 운동의 성공모델이 타 지역에도 전파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운동본부 대표회장을 맡은 김양균 변호사의 면모도 이 운동의 성공을 예고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광주 및 서울고검장을 거쳐 초대 헌법재판관을 지낸 존경받는 지역 원로로 꼽힌다. 일제강점기에 동아일보 광주지사장을 지낸 부친과 독립운동을 하다 15세에 정식재판을 받고 옥고를 치른 어머니를 모시고 숱한 풍파를 거쳐 온 그는 광주에서 ‘양심과 원칙’을 지켜 온 인물로 통한다. 김 변호사는 대표직을 고사하다 박 지검장 등의 간곡한 요청으로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나라가 위태로울 때마다 똘똘 뭉쳐 온 광주 사람들이 이렇게 한데 모인 만큼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운동본부 관계자들은 “항일운동에 이어 민주화운동에 앞장서 온 광주시민들의 높은 자존심과 단결력이 발휘되면 짧은 시간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이고 있다.
이 운동이 ‘교통사고 줄이기’를 넘어 광주에 새로운 통합과 상생의 기운을 떨치는 촉매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