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운하사업 미끼 수백억 챙긴 일당 적발

  • 입력 2009년 7월 1일 02시 57분


임야 싸게 사들여 10배이상 비싼값에 되팔아

개발 가능성이 없는 임야를 싸게 사들인 뒤 대운하 건설 등 대형 사업을 미끼로 최고 10배 이상 비싼 값에 되팔아 수백억 원을 챙긴 기획부동산 업자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충주시 일대 땅을 헐값에 매입한 뒤 대운하 사업과 충주기업도시, 수도권 전철사업 개발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속여 비싼 값에 되팔아 200억여 원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기획부동산업체 8곳을 적발해 박모 씨(38) 등 3명을 구속하고 이모 씨(51) 등 2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등은 2006년 4월 28일부터 지난해 10월 8일까지 충주시 호암동과 수안보 일대의 임야 총 65만 m²(약 19만7000평)를 44억3000만여 원(3.3m²당 2만2400원)에 사들여 735명에게 매입가의 6배인 270억 원(3.3m²당 13만7000원)에 판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기획부동산 업자들은 서울과 광주,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등지에 사무실을 두고 수십 명에서 많게는 100명 이상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한 뒤 자신들의 친인척과 지인을 상대로 허위 과장광고를 해 사무실을 방문하게 한 뒤 땅을 사도록 유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판 땅의 대부분은 도로와 인접해 있지 않고 개발 가능성이 없는 곳으로 드러났다. 또 대부분의 소유자가 여럿인 공유 지분 상태여서 매각이나 건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충북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판매 실적에 따라 월급 이외의 성과급을 받는 구조여서 텔레마케터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 땅값을 부풀려 과장광고를 했다”며 “부동산 투자 제의가 들어오면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공인중개사무소나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확인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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