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 간밧테∼ 화이토”

  • 입력 2009년 6월 19일 02시 56분


“대회 출전 류시원 보러가자”
일본팬이 전체 관중의 30%… 둘째 주말마다 산골 들썩

“프린스, 간밧테∼ 화이토(왕자님, 힘내요∼파이팅)!”

14일 강원 태백시 레이싱파크의 관중석 한쪽에서는 일본말 응원 소리가 들렸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응원용 검은색 막대기 풍선은 쉼 없이 움직였다. 수백 명의 일본 아줌마들이 강원도 산자락에 위치한 자동차 경주장을 찾은 까닭은 무엇일까.

매달 두 번째 주말, 일본 팬들로 들썩

국내 자동차경주대회인 CJ오슈퍼레이스 2회전이 열린 이날 관람석을 메운 관중은 1500여 명. 이 가운데 500명가량이 일본인이었다. 지난달 개막전에는 3000여 명이 몰렸고 이 중 800여 명이 일본 팬이었다. 태백시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일본인이 한꺼번에 태백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놀라워했다.

이유는 ‘한류 스타’ 류시원(37) 때문이다. 배기량 3800cc 이하 ‘슈퍼 3800’에 참가한 선수 겸 감독(EXR 팀106)인 그는 이날 10위에 그쳤다. 그러나 팬들에게서는 가장 많은 박수를 받았다.

레이서 경력 10년이 넘는 그는 2003년 일본에서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이 방영되며 인기스타가 됐다. 이후 그가 경주하는 날이면 일본 팬들이 원정 응원을 오고 있다. 이에 류시원의 소속사는 전세버스를 마련하고 대회장 인근의 리조트까지 잡아주는 등 일본 팬들을 위한 배려를 하고 있다. 리조트에선 따로 팬 미팅 시간을 가져 팬들을 감동시켰다. 대회 주최사인 KGTCR 관계자는 “일본인들도 태백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만족한다”고 말했다.

자동차 경주와 지역 경제가 동반 활성화될까

일본 팬들은 주로 금요일 밤에 입국해 전세버스로 태백으로 와 토요일 예선, 일요일 결선을 본 뒤 바로 출국한다. 2박 3일 일정이다. 경기장 티켓은 하루 1만∼13만 원이고, 2박 3일 동안 숙박을 해결하는 리조트에선 할인을 받아 1인당 10만 원(30평에 3, 4명 투숙)을 낸다. 지출이 많지는 않은 셈이다. 태백시 관계자는 “개막 두 달 전에 개최지로 선정되는 바람에 아직은 관광지나 특산품 홍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대회는 10월까지 열린다. 태백시는 다음 달 경기 후 일본인들을 무료 영화상영회에 초청하는 등 태백 알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대회 주최 측은 “류시원뿐만 아니라 안재모 이세창 등 다른 연예인 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일본 팬들의 방문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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