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남 FC, 창원축구센터는 ‘그림의 떡’?

  • 입력 2009년 6월 17일 06시 38분


‘프로경기에 우선사용권 불허’ 조례안 입법예고
“도민구단 무시”↔“주식회사에 특혜 안돼” 갈등

경남 창원시와 도민구단인 ㈜경남도민프로축구단(경남FC·대표 김영만)이 11월 말 완공 예정인 ‘창원축구센터’의 사용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창원시가 프로경기에 축구센터의 우선 사용권을 주지 않고, 사용료도 모두 받기로 방침을 정한 때문이다. 경남FC는 “도민구단의 공공성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 ‘프로경기는 2순위’

창원시는 최근 입법예고한 ‘창원축구센터 관리 및 운영 조례 제정안’에서 센터 사용허가의 우선순위에 프로경기를 2순위로 정하고, 사용료 감면 대상에서도 제외했다. 1순위는 ‘국가(대한축구협회 포함) 또는 시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 또 국가 또는 시가 주최 주관하는 행사와 시가 직접 운영하는 축구팀의 경기 및 훈련에 대해서는 사용료를 모두 면제해 주기로 했다.

장애인 대상 경기와 국가대표팀 훈련, 대한축구협회 주최 주관 경기 등에 대해서는 50%를 감면해 준다. 축구센터 주경기장에서 프로경기를 하려면 평일 80만 원, 주말 100만 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야간에는 50%가 가산된다. 관람권 수입 가운데 시에 납부하는 사용료 비율도 공공행사(10%)와 문화, 공연행사(12%)보다 프로경기(15%)를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했다.

○ “상징성 감안해야”

경남FC와 서포터스 연합회는 “조례안이 많이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광고 매출의 감소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이 많아 사용료 감면은 물론 관람권 수입에 대한 징수 비율도 조정해야 한다는 것. 경남FC 측은 “3만8000여 명의 도민이 주주로 참여해 공공성을 띠는 만큼 축구센터의 사용허가에 있어 1순위와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 팀의 구단주는 김태호 경남지사다. 경남FC 박문출 팀장은 “창원에서 열리는 프로경기의 관람객 가운데 85%는 창원시민이며, 도민구단의 상징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FC에 사용료 감면 혜택이 주어지면 연간 7000만 원 안팎의 예산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 “관람료 받아 면제는 곤란”

창원시는 “경남FC는 주식회사여서 공공성과 거리가 있고, 관람료를 받기 때문에 사용료 징수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조례안은 이달 하순 시의회에 상정돼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광역권 축구 인프라 확충과 생활 축구의 저변 확산을 위한 창원축구센터(옛 영남권축구센터)는 2007년 6월 사파정동 305 일원 22만 m²에 착공돼 80%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잉여금 125억 원과 경남도비 125억 원을 포함해 총사업비 1150억 원이 투입되는 축구센터에는 1만5000석을 갖춘 주경기장과 보조경기장 4면, 풋살 경기장, 하프 돔, 선수 숙소 등이 갖춰진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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