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내 손으로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지다니…”

  • 입력 2009년 6월 17일 06시 38분


■ 대덕종합사회복지관 결혼이주 여성 리폼공예 인기

“값비싼 액세서리가 내 손으로 이렇게 예쁘게 만들어지다니 믿어지지 않아요.”

11일 오전 대전 대덕구 덕암동 대덕종합사회복지관 3층.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베라 씨(27)는 자신이 크리스털로 만든 머리핀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기뻐했다. 한국공예인협회 수석 강사인 이정하 씨(43·여)는 “내다 팔면 5만 원은 거뜬히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베라 씨를 치켜세웠다.

사회복지법인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와 한국공예인협회(회장 이종수)가 대덕종합사회복지관에서 매주 목요일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리폼공예 강좌를 열고 있다. 결혼이주여성들의 자립 능력 향상을 위해 마련된 이 강좌는 베트남, 중국,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등 각국에서 시집 온 20, 30대 여성들로 붐비고 있다.

리폼공예는 리본 크리스털 비즈 등을 이용하여 헤어패션 액세서리와 브로치, 구두 장식 등을 만드는 것. 6개월 동안 모두 20여 가지의 작품 제작법을 가르친다. 특히 화려하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에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교육 이수 후 단순한 여가 선용이 아닌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국 출신 마즈펑 씨(29·여)는 “액세서리를 그동안 구입했지만 이제는 직접 만들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온 리엔 씨(23)는 “남편만 믿고 한국에 온 뒤 리폼공예에 흠뻑 빠졌다”며 “시어머니가 내가 만들어준 브로치를 매일 달고 다니신다”고 자랑했다.

복지관 주변은 결혼이주여성이 특히 많은 3, 4공단 지역. 복지관 측은 이들이 낮선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를 비롯해 요리, 문화 등의 강좌도 개설해 놓고 있다.

박병규 대덕종합사회복지관장은 “이 강좌를 통해 이주여성들에게 자신감과 자립 능력을 키워주고 창업 및 취업으로도 연결될 수 있도록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문의 042-936-7343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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