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피랍된 엄모씨 가족 집 스케치

  • 입력 2009년 6월 15일 21시 24분


"정부에서 공식확인해줄 때 까지는 살아있다고 믿고 싶어요."

예멘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피랍된 엄모씨(34·여)의 여동생 A씨(30)는 집에 있다가 방송보도를 통해 언니가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직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경기 수원시 세류동의 아파트에 혼자 있던 A씨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파트 불을 모두 꺼놓고 방송을 통해 전해지는 언니의 소식에 귀를 귀울였다. A씨는 아버지 엄모씨(61)에게 전화를 걸어 언니소식을 전하며 울먹였다. 건축 공사일을 하는 엄씨는 이날 서울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다 저녁 9시경이 돼서야 퇴근했다. 퇴근길의 아버지는 딸의 연락을 받고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된 거 아니니 기다려보자"며 전화로 딸을 달랬다.

피랍된 엄모씨는 대전에 있는 한 기독교 침례교계열 대학에서 기독교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졸업 후에는 국내 초등생 영어학습지 교사를 했으며 4,5년 전부터 국제의료자원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에서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다음주 일요일이 제 생일인데 언니 사망사실이 확인된다면 최악의 슬픈 생일이 될 것 같다"며 "예정대로 8월에 무사한 모습으로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수원=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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