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도시 안산에 황로가 날아들다

  • 입력 2009년 5월 27일 02시 49분


안산시 도심 속에 위치한 한 야산에 서식하고 있는 황로. 사진 제공 안산시
안산시 도심 속에 위치한 한 야산에 서식하고 있는 황로. 사진 제공 안산시
도심 야산에 200여 마리 서식

시화호로는 숭어떼 유입

10여 년 전만 해도 경기 안산시 주민들은 창문을 열어놓지 못했다. 근처 반월공단에서 불어오는 악취 때문이었다. 고인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썩으면서 물고기가 죽어가는 시화호도 골칫거리였다. 안산시는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안산지역에 최근 귀한 손님들이 잇달아 찾아오고 있다. 26일 안산시에 따르면 안산시 도심 속에 위치한 한 야산에 황로 200여 마리가 살고 있는 것이 최근 확인됐다. 황로는 황새목 왜가릿과의 조류로 크기는 50cm 정도로 작고 통통한 편이다. 배와 머리 등의 황갈색 깃털이 특징이다. 보통 5∼7월에 3, 4개의 알을 낳는다. 주로 곤충류와 파충류 등을 잡아먹고 사는 황로가 도심 속에 떼를 지어 사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는 황로뿐 아니라 백로와 해오라기 등 다른 새들도 무리지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새들뿐 아니다. 안산시 상록구 월피동에서 도심을 지나 시화호로 연결되는 안산천에는 매일 숭어 떼가 나타나고 있다. 길이 20∼30cm의 숭어가 수백, 수천 마리씩 떼를 지어 다니고 있다. 어른 팔뚝만 한 숭어들이 물 위로 솟구쳐 오르는 장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숭어 떼는 시화호 방조제의 갑문이 열릴 때 바다에서 들어온 뒤 먹이를 찾아 안산천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안산시는 최근 5년간 추진해온 생태하천 조성과 700만 그루 나무 심기 등 각종 환경사업의 효과 때문으로 보고 있다. 안산시 관계자는 “1, 2년 전에도 황로가 일부 발견된 적이 있으나 올해는 그 수가 크게 늘었다”며 “새들의 서식지 안전을 위해 정확한 장소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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