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내놔라” 200명 난입…리버사이드호텔 심야 난투극

  • 입력 2009년 5월 7일 02시 57분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용역직원 수백 명이 한밤에 집단 난투극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4일 오전 2시경 괴한 200여 명이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호텔에 난입해 용역직원 20여 명과 건물 점유권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물리적 충돌이 빚어져 호텔 직원 이모 씨(31) 등 7명이 부상했다고 6일 밝혔다.

리버사이드호텔은 지난해 5월 경매를 통해 ㈜하이브리드로 넘어갔으며, 건물을 새 주인에게 넘기기 위해 내부를 비우는 명도 집행이 이뤄진 지난달 27일부터 하이브리드 측 직원들이 호텔을 점유하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호텔을 급습한 사람들은 경매를 통해 호텔 소유권을 하이브리드 측에 빼앗긴 중견 건설업체인 D건설사에서 고용한 용역직원들로 밝혀졌다. D건설 관계자는 “호텔은 넘어갔지만 건물 일부에 대한 채권(유치권)이 아직 우리 쪽에 있어 하이브리드로부터 200억여 원을 받아야 하는데 하이브리드 측이 돈을 주지 않고 호텔을 점유해 이를 막으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리드 측 관계자는 “D건설에 유치권이 없다는 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고 D건설이 법원에 유치권 포기각서까지 제출했는데 이제 와서 유치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역직원 10여 명을 붙잡는 등 모두 50여 명을 입건했으며 폭행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확인된 10여 명과 용역직원들을 동원한 D건설사 대표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충돌과정에서 용역직원들이 호텔 주변 공사장에 있던 쇠파이프를 가져와 휘두르기도 했으나 부상자들은 전치 2, 3주 정도의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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