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꿈속에 뛰놀던 곳, 눈앞에 펼쳐지네

  • 입력 2009년 4월 29일 02시 59분


하늘을 나는 나무기차, 아낌없이 주는 나무, 달나라 여행….

천편일률적인 모습의 동네 놀이터들이 다양한 특색을 갖춘 어린이공원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년여의 준비작업을 통해 ‘상상어린이공원’을 본격적으로 시민들에게 선보인다고 28일 밝혔다.

상상어린이공원 조성사업은 노후하고 단조로운 어린이공원을 꿈과 상상력이 가득한 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시는 29일 개장하는 은평구 대조어린이공원을 시작으로 어린이날까지 어린이공원 50곳을 개장할 계획이다. 또 5월 말까지 50곳을 추가로 개장하고 내년 5월 30일까지 200곳의 어린이공원을 개장하는 등 예산 1440억 원을 들여 어린이공원 300곳을 조성한다.

모든 상상어린이공원은 각기 다른 주제로 조성된다. 예를 들어 ‘거인 걸리버의 저녁식사’라는 주제로 설계된 은평구 대조어린이공원에는 계란 모양의 뜀틀, 대형 수저 등이 설치된다. ‘우주 놀이터’라는 주제로 설계된 관악구 국회단지어린이공원에는 비행기 목마, 우주정거장 등의 놀이시설이 들어서는 식이다. 시는 동화 외에도 자연, 대체에너지 등 다양한 테마를 접목해 각각의 놀이터를 지역의 명소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상상어린이공원은 단순히 디자인만을 고려해 설치된 것은 아니다. 시는 모든 어린이공원에 살균효과가 있는 기능성 은나노 모래를 깔기로 했다. 모래사장의 효과에 대해 덕성여대 유아교육학과 신동주 교수는 “모래놀이는 어린이들의 창의성 발달 및 사회적 상호작용을 촉진한다”며 “마음껏 던지고 쌓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길러진다”고 설명했다. 어린이공원에 설치되는 모든 놀이시설은 ‘어린이놀이시설안전관리법’ 기준대로 제작됐다.

또 상상어린이공원은 직접 뛰어놀 아이들의 의견을 직접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공원 조성은 ‘주민의견 수렴-공원위원회 상정-시공’이라는 3단계로 진행됐다. 하지만 상상어린이공원은 ‘설계-주민의견 수렴-디자인 워크숍-자문위원회 논의-공원위원회 상정-시공’의 6단계로 주민들의 의견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썼다. 주민의견 수렴 시 과거 어른들의 의견을 주로 청취했던 것에서 벗어나 학교로 직접 찾아가 아이들의 의견을 듣고 요구사항을 반영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최광빈 공원조성과장은 “노후되고 천편일률적인 동네 어린이공원을 어린이들의 꿈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며 “상상어린이공원 300곳을 서울시 전 지역에 고루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공원이 완공된 뒤에도 어린이공원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 및 지원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시는 어린이공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아동 관련 교육을 받은 공원안전지킴이들을 어린이공원에 배치할 계획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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