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美지역 여행한 한국인 1만명 돼지독감 노출 가능성

  • 입력 2009년 4월 27일 15시 02분


미국을 여행한 한국인 7000~1만 명가량이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27일 "이달 17일 전후 멕시코, 미국 등지를 여행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바이러스 노출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미국과 멕시코를 오가는 여행객 수와 돼지 인플루엔자의 잠복기간을 감안할 때 7000~1만 명의 한국인이 요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위험 지역을 여행했던 사람 중 감기 증세가 있는 사람은 근처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그동안은 진단 시약이 없었으나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인플루엔자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공개함에 따라 유전자 검사, RT-PCR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돼지 인플루엔자는 특정 지역에서만 유행하는 전염병이 아닌 전국 또는 전 세계 규모로 퍼지는 '광역 유행병'.

광역 유행병이란 사람과 동물, 또는 서로 다른 종류의 동물 사이에서 전염이 되고, 인체에 면역력이 없으며, 사람 간 감염도 일어나며 일단 발병하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증세가 무거운 질병을 뜻한다. WHO 등에서 조치를 취하는 것도 돼지 인플루엔자가 광역 유행병이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WHO는 미국과 멕시코에서의 발병 후 증상이 확연히 다른 점에 대해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며 "국내에 상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나 한국에 상륙할 경우 미국처럼 큰 피해를 입히지 않고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위생 상태나 치료제 구비 상태, 의료 시스템이 미국 수준에 가깝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돼지인플루엔자 치료약인 타미플루와 리렌자도 현재 250만 명분이 비축돼 있고, 예비비를 들여 500만 명분으로 늘려 타미플루 등의 보유량을 전체 인구의 10% 정도로 유지할 것"이라며 "돼지 인플루엔자는 한국에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이정도 비축량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이나 미국은 전체인구의 약 20~30% 수준의 타미플루 등을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지기자 nuk@donga.com

남윤서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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