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더 일찍 시작 못해 아쉬움이 앞섭니다”

  • 입력 2009년 4월 10일 06시 59분


영남대 직원 220명

월급 1% 떼 장학금

“더 일찍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앞섭니다.”

영남대 직원 220명은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월급에서 1%를 떼 장학금을 모으는 ‘영남대 직원장학회’를 만들었다. 현재 전체 직원 350명 가운데 70%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장학회장을 맡은 박태호 직원노동조합위원장(50)은 9일 “23년째 근무하면서 이제야 직원장학회가 설립된 게 오히려 미안한 느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직원장학회는 최근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14명에게 100만 원씩의 장학금을 처음으로 줬다. 그동안 쌓인 기금 4800만 원 가운데 올해 3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학기에도 16명에게 100만 원씩 줄 계획이다.

장학금을 받은 영문학과 2학년 최영덕 씨(20)는 “‘직원선생님들’에게서 받은 장학금이라 무척 소중하게 느껴진다. 학교생활을 충실히 해서 훗날 당당한 모습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장학회는 기금 10억 원을 모으는 게 목표다. 매월 직원들이 1만∼3만 원을 내서 모이는 400여만 원 중 절반은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적립하고 있다. 매월 2만 원씩 내는 박 위원장은 “이제 시작이지만 머지않아 수백 명이 이 장학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10억 원이 언제 모일지는 알 수 없지만 퇴직하더라도 장학회의 전통은 오래도록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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