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장자연 미스테리

  • 입력 2009년 3월 19일 16시 58분


◆장자연 미스테리

(박제균 앵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3월 19일 동아 뉴스스테이션입니다.

탤런트 고 장자연 씨 자살 사건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장 씨가 생전에 남겼다는 문건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연예계의 성 상납, 술 접대 같은 논란도 뜨겁습니다.

(김현수 앵커) 인터넷에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소위 '장자연 리스트'가 떠돌아 또 다른 피해를 낳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습니다. 오늘은 이번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와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최근까지의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이해리) 당초 경찰은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우울증에 따른 자살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장자연 씨가 생전 남긴 문건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경찰에서 발표한 문건의 내용에 따르면 장자연 씨는 생전 연예관계자를 비롯해 사회 유력인사들에게 성 상납, 술과 골프 접대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폭행까지 당했다는 내용도 이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문건 안에 실명이 담긴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를 두고 각종 루머가 급속도로 퍼지는 중입니다. 인터넷에서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라는 제목의 글이 퍼지면서 관계자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박 앵커) 연예계의 성 상납 문제도 불거진 게 충격인데요.

(이) 사실 여부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공개된 내용에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계 성 상납, 술자리 접대 등의 비리가 언급돼 있어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문건에 따르면 장자연 씨는 소속사로부터 구타와 욕설에도 시달렸고, 끊임없이 술자리를 강요받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동안 연예계에서는 PD나 감독, 광고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신인 여자 연예인들의 술자리 접대와 성 상납에 관한 소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계약관계를 공고히 하려고 매니저가 연예인들의 은밀한 사생활을 비디오로 촬영, 협박하는 사례는 종종 실제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 여전히 부당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해도 이를 연예계 전체의 문제로 비화시키는 데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김 앵커)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은 어떤 것입니까.

(이) 장자연 씨가 생전에 남긴 문건에 그가 골프와 술접대, 잠자리 강요를 받은 유명 인사들의 실명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드라마업계에서는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장자연 씨 소속사의 전 대표 김모 씨는 매니저 경력 18년의 베테랑으로 방송가와 언론계, 광고계 등에 두루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방송사, 외주 제작사 등 드라마업계에서는 그와 밥이나 술을 먹고 골프를 쳤던 인사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문건에 거론된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PD C 씨는 "황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문건에 이름이 거론됐다 해도 현재로서는 그것이 사법처리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연예기획사들로부터 로비를 받은 의혹으로 방송사 예능 부문 전ㆍ현직 PD들이 대거 형사처벌된 데 이어, 이번에는 드라마 파트를 대상으로 한 '장자연 리스트'가 등장하자 방송사 PD들과 드라마 외주제작 관계자들은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입니다.

(박 앵커) 장자연 씨의 전 매니저 유장호 씨가 18일 기자회견을 했죠.

(이) 예, 맹세컨대 자신은 장자연씨에게 문서 작성을 강요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유 씨는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취재진의 질문을 받지 않은 채 미리 준비한 원고를 10여 분 동안 읽었습니다. 유 씨는 생전 고인이 남긴 문건이 언론에 유출된 경로에 대해 "언론사에 문건을 전달한 적이 없다"며 "문건은 경찰이 조사한 대로 유가족, 장자연의 지인, 제가 보는 앞에서 모두 태웠다"고 밝혔습니다. 또 "장자연이 부당함에 싸우려다가 죽음으로 말한 것이라 생각한다"며 "저는 단지 그 부당함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신인 연기자의 죽음을 이용할 생각도 없고 그럴 능력은 더더욱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김 앵커) 앞으로 수사진행은 어떻게 되나요.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분당경찰서는 매일 오전 사건 브리핑을 통해 진행상황을 알리고 있습니다. 현재 장자연 씨와 주변인들의 휴대전화 통화기록 9만6000건을 분석하고 있는데요. 이와 함께 18일 오전 현재 일본에 머물고 있는 장자연의 소속사 전 대표 김 모 씨에 대한 신병 확보를 위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유족은 17일 밤 유장호 씨를 포함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7명을 경찰에 고소해 법적으로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유장호 씨를 포함한 3명에 대해서는 고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나머지 4명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에 실명이 거론된 인물들로 밝혀져 앞으로 수사 진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박 앵커) 이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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