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점 女주인 납치범 다른 범행 있었다

  • 입력 2009년 3월 2일 03시 00분


구속된 공범 “신정동서도 납치… 2100만원 강탈” 자백

납치범 추가검거… 경찰 “시중유통 위폐 27장 더 있다”

제과점 여주인 납치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용의자로 공개 수배된 정승희 씨(32)를 지난달 28일 경기 부천시 오정구 고강동의 한 가정집 쪽방에서 검거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이미 구속된 공범 심모 씨(28)가 추가 납치 범행 1건을 자백함에 따라 여죄가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은 이날 정 씨와 함께 정 씨의 친구 김모 씨(33)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정 씨의 교도소 동기인 김 씨는 정 씨에게 도피자금 10만 원과 옷을 제공하는 등 범인도피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씨는 심 씨와 함께 지난달 10일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제과점에 들어가 여주인 A 씨를 납치한 뒤 현금 7000만 원을 요구하다 경찰이 전달한 위조지폐를 받고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아났다.

▽위폐 710장은 회수=경찰은 정 씨가 검거됨에 따라 위폐 추가 유통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정 씨는 도피생활 중 총 7000장의 1만 원권 위폐 중 739장을 4차례에 걸쳐 사용했다.

정 씨는 지난달 11일 제과점 여주인 A 씨를 풀어주면서 택시비 명목으로 위폐 7장을 사용했다. 이어 12일 대구에 사는 친구 신모 씨에게 “중국 제작 위폐가 있는데 현금화할 수 있느냐”며 고속버스 택배로 위폐 2장을 보냈으며 14일 위폐 30장을 이용해 대포폰을 구입했다. 17일에는 위폐 700장을 주고 오토바이를 구입한 후 되팔아 현금 400만 원을 마련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중 710장은 회수됐으며 27장은 미회수 상태다(표 참조). 나머지 6263장에 대해 정 씨는 “사용하고 남은 위폐를 23일 모두 태웠다”고 밝혔다. 경찰은 정 씨의 은신처 앞마당에서 위폐를 태운 재를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정밀감정을 의뢰했다.

정 씨는 18일 공개수배가 내려진 후 친구 손모 씨(33)의 운전면허증을 이용해 손 씨 명의로 다세대주택 쪽방을 계약한 후 은거해 왔다. 이 과정에서 친구 명의로 케이블TV, 인터넷 가입을 신청했다가 경찰에 은신처가 발각됐다.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 주변인들을 조사하다 고강동에 거주하지 않는 친구 명의로 케이블TV 신청이 이뤄진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쪽방 집주인 장모 씨(74·여)는 “2월 17일 찾아와 방을 둘러본 뒤 다음 날 도배, 장판 등을 새로 해달라는 요구 등을 전혀 하지 않고 서둘러 계약하는 것을 보고 어디서 쫓겨났거나 상황이 급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미회수 위폐 27장의 유통 경로, 정 씨의 도피 과정을 도운 관련자 등을 추가로 수사할 계획이다.

▽여죄 여부 조사=경찰은 정 씨가 제과점 주인 납치 이전에도 추가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여죄가 있는지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경찰은 서울 양천구 신정동 소재 아파트에 사는 황모 씨가 지난해 10월 31일 귀가 중 SM5 승용차에 감금 납치된 후 2100만 원을 빼앗긴 사건, 서울 성북구 성북동 주택가에 사는 신모 씨가 올 1월 16일 13시간 동안 납치당한 후 체어맨 차량과 700만 원을 빼앗긴 사건 등에 대해 정 씨와 공범 심 씨의 연관성을 수사 중이다.

심 씨는 신정동 납치에 대해서는 자백했지만 정 씨는 추가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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