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4명 10m 성벽 추락-질식사…

  • 입력 2009년 2월 10일 02시 59분


정월대보름인 9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태우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불길이 크게 번지면서 관광객 4명이 불을 피하려다 추락하거나 질식해 사망하고 50여 명이 다쳤다. 창녕=연합뉴스
정월대보름인 9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태우기 행사가 열린 가운데 불길이 크게 번지면서 관광객 4명이 불을 피하려다 추락하거나 질식해 사망하고 50여 명이 다쳤다. 창녕=연합뉴스
정월대보름인 9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 정상에서 열린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불길이 크게 번져 관광객들이 피하려다 4명이 추락하거나 질식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바림이 불면서 시뻘건 화염이 연기와 함께 몰려오자 관광객들이 우왕좌왕하며 황급히 성벽 위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 제공 경남도민일보
정월대보름인 9일 저녁 경남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화왕산 정상에서 열린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 불길이 크게 번져 관광객들이 피하려다 4명이 추락하거나 질식해 숨지고 50여 명이 다쳤다. 바림이 불면서 시뻘건 화염이 연기와 함께 몰려오자 관광객들이 우왕좌왕하며 황급히 성벽 위로 올라가고 있다. 사진 제공 경남도민일보
■ 화왕산 억새태우기 대보름 행사 ‘참변’

수십m 불기둥 순식간에 산 뒤덮어

불길 역풍타고 1만5000여명 모인 행사장 덮쳐

경찰 “오늘 실종자 수색”… 안전관리 부실도 조사

정월 대보름인 9일 경남 창녕군 창녕읍 화왕산(해발 757m) 억새태우기 행사장에서 4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15분경 화왕산 정상에서 억새태우기 행사에 참가했던 관광객들이 불길을 피하려다 화염에 휩싸이거나 10m 높이의 ‘배바우’(해발 742m·배 모양의 바위) 주변에서 추락해 여자 3명, 남자 1명 등 4명이 숨졌다. 사망자 신원은 확인하고 있다.

또 화상과 골절상을 입은 이모(48·여) 씨 등 36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조모(49) 씨 등 4명은 중화상으로 생명이 위독해 사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경상자 20여 명은 치료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날 사고는 오후 6시 10분경 일제히 억새에 불을 붙이고 조금 지난 뒤 역풍이 불면서 불길이 너비 10∼30m의 방화선을 넘어 관광객을 덮치면서 일어났다.

행사장 주변에는 관광객 1만5000여 명이 있었으며, 화염을 피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심했다. 불은 소방대원들이 곧 진화했다. 관광객들은 이날 오후 11시경 하산을 마쳤다.


▲노선자 객원기자

경찰 관계자는 “역풍을 받은 불이 방화선을 넘는 순간 관광객들이 이를 피하려다 화상을 입고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지거나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장 동료들과 화왕산을 찾았던 석모(48) 씨는 “억새밭에 불을 붙이자 수십 m의 불기둥과 함께 연기가 산 전체를 뒤덮었다”며 “흐린 날씨에 비는 내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모(28) 씨는 “불이 크게 번지면서 연기로 인해 앞이 보이질 않았고 사람들의 비명만 들렸다”고 전했다.

김모(52) 씨는 “많은 사람이 찾는 행사인데도 진행요원이 적고 안전관리도 허술해 보였다”고 말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행사장에 경찰관 46명, 창녕군 공무원 48명, 소방공무원 20명 등 114명이 근무하도록 계획돼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관계자는 사고 원인 조사와 함께 사망자 신원을 파악하는 한편 “실종자가 있다”는 제보에 따라 10일 5개 중대를 투입해 현장을 수색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주최 측 관계자를 불러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한편 경남도는 억새태우기 행사의 전면 중단 문제를 포함해 지역 축제의 안전을 점검하기로 했다.

대규모 억새군락지인 화왕산의 억새태우기는 1995년과 1996년, 2000년에 각각 열렸다. ‘화기가 깃든 화왕산에 불이 나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전설에 따른 것. 산불위험과 생태계 파괴 등을 이유로 환경단체가 반발하면서 2003년부터 개최 주기를 3년으로 바꿨다.

창녕=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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