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논술, 나에게 유리한 과목이다

  • 입력 2009년 2월 2일 02시 58분


논술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행위다. 법학적성시험(LEET)에서도 마찬가지다. 답안지에 쓰는 ‘규격화된 논리’가 아닌 자신의 창의성을 보여줄 수 있는 논리를 펼쳐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논술은 주관적인 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논술은 ‘객관성’을 요구한다. 논술이 주장하는 글이기 때문이다. 주장은 타인을 설득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객관적인 논리와 진술이 필요하다. 객관적인 표현으로 논리적인 주장을 펼쳐야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하다.

○ 논술의 정체

우리는 평생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 속에서 살아간다. 그중에는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들도 있다. 논술은 바로 이런 문제들을 논제로 제시한다. 해결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해결책이 없어 보이는 사안들을 문제로 제시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요구한다.

논술, 과연 그 정체는 무엇일까. 논술이란 결과의 진술이 아닌 과정의 진술이다. 논술을 바로 알기 위해선 ‘논술의 심리’를 알아야 한다.

(1) 논술의 심리를 알자

논술은 소통의 언어다. 일방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는 자기 고백적 글은 논술이 아니다. 따라서 논술을 쓸 땐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시작해야 한다. 타인과 소통할 수 있는 글을 쓰려면 기본적으로 사전적인 의미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어휘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자유’라는 단어도 각자의 해석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곤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은 ‘자율성’을 ‘타인으로부터 간섭받지 않는 상태’로 이해하고 문맥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나 다른 사람들은 사전적 정의에 따라 ‘자기 스스로의 원칙에 따라 어떤 일을 하거나 자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하여 절제하는 성질이나 특성’으로 해석할 경우 관점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평화’라는 단어도 ‘적극적 평화’ ‘소극적 평화’ 또는 ‘능동적 평화’ ‘수동적 평화’처럼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그 의미가 문맥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용어에 대한 개념 정의가 선행되어야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는다.

논술을 쓸 땐 어휘 하나라도 정확히 그 뜻을 정의 내리고 글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었는지 설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에 대한 설명 없이 자기 마음대로 어휘를 사용한다면 독자는 글쓴이의 당초 의도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내가 괜찮은 사람이란 걸 알리자

우리가 써야 할 논술은 법학대학원으로 가는 시험용 글쓰기다. 이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괜찮은’ 인재라는 걸 효과적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것.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사람을 환영하는 곳은 없다. 무지하고 고집불통인 사람도 마찬가지다. 논술은 자신이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람이란 걸 보여줄 수 있는 무대와 같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논술은 자신을 드러내는 글이다. 글을 통해 내가 사회에 관심이 많고 의욕적이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란 걸 알려야 한다. 좀 더 효과적으로 자신을 보여주기 위해선 알고 있는 배경지식과 시사상식을 총동원해 문제해결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배경지식은 나를 드러내는 기표의 하나다. 최근 사례와 이론을 동원하는 센스를 발휘해 내가 이 사회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보여줘야 한다. 그것은 한편 내가 이 사회의 지성인으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는지를 평가받는 요소이기도 하다.

○ 논제 접근 방식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수의 문제는 ‘입체적’이란 특징이 있다. 사회 문제가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만큼 문제해결 방식도 입체적이어야 한다.

반면 언어는 평면적이다. 문제를 한쪽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관점으로 글을 서술하면 단편적이고 편협한 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어진 논제에 제대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다각도로 볼 줄 아는 관점, 즉 통찰력이 요구된다. 그 다음엔 어떤 해결방법이 최선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면이 무엇인지 우선순위를 정해야 논술의 방향이 결정된다.

(1) 거시적 접근: 구조 이해→ 제도, 법률의 문제

논술에서 다뤄지는 논제는 모두 사회 문제다. 하지만 사회 문제는 간단히 해결되지 않다. 해결책이 각 개인의 영역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어진 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문제를 구조적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문제에 대한 대안 제시도 마찬가지다. 제도 개선, 법률 제정과 같은 구조의 틀을 수정하는 방향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특정 사회나 집단에서 한 인간의 전체를 위한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 우리는 구조의 막강한 힘을 느낀다. 이는 개인의 의지보다는 제도나 법률의 개선이 우선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사회나 집단의 규모가 클수록 이를 인정하게 된다는 특징이 있다.

(2) 미시적 접근: 인간 이해→ 본성, 교육의 문제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구조적인 시각은 대단히 중요하다. 사회나 조직의 규모가 클수록 개인이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의 범위가 작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를 만들고 이를 시행하거나 개선하는 주체 역시 인간이다. 이 때문에 인간 의식의 변화를 제외하고는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논술에서 주체 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이유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또한 본질적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인간의 문제는 거대한 듯 보이지만 결국엔 개개인의 판단과 행동에 의해 변화한다. 한 개인이 전체를 움직이는 열쇠인 것이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을 행위의 주체로 보고 각 개인을 변화시키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이 될 수 있다.

○ 효과적인 표현

(1) 구성 단계

논술은 서론 본론 결론의 뼈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서론에서는 자신이 어떻게 논제를 파악했는지, 그중에서 특히 어떤 부분에 관심이 있는지를 밝히고 각 용어를 정리하는 것이 좋다.

본론에서는 자신의 입장과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설명하며 논제를 전개해야 한다. 끝으로 자신의 입장을 다시 간단하게 요약하고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2) 문단 구성

문단 구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다. 두괄식은 중심 문장이 앞에 나오므로 가장 효과적인 전달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미괄식은 중심 문장이 뒤에 나오므로 주제를 선명하게 전달해 주는 효과가 있다. 병렬식을 활용하면 논지 전개상의 체계성을 살릴 수 있다.

(3) 문장 표현

문장은 간결하고 짧게 쓰도록 한다. 되도록 문장은 간단하게 쓰는 것이 좋다. 문장이 길어지면 문장성분 간의 호응관계가 엉키고 논점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 만연체는 채점자의 인내력과 집중력을 요구하므로 자제해야 한다.

또 꼭 필요한 말만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글을 써야 한다. 비유적인 표현은 의미를 확장시켜 정확성을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수식어를 남발하면 수필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하도록 한다.

(4) 좋은 문장의 조건

좋은 문장의 조건은 세 가지다. 첫째, 정확성이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어휘를 사용하면 문장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다. 자의적인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두 번째는 경제성이다. 정해진 시간과 분량 안에 주어진 논제를 최대한 전달해야 하므로 불필요한 말, 잉여적 표현은 삼간다.

세 번째는 다양성이다. 동일한 조사나 어휘, 문장성분은 피하고 같은 의미의 다른 단어를 사용하도록 한다. 매끄러운 문장은 글쓴이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준다. 상투적인 표현은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 합리적 논지 전개

논술은 논리적인 사고의 과정을 보여주는 글이다. 우리가 ‘논리적’이라고 하는 것은 ‘단계적’ 사고의 과정을 진술하는 행위다. 논리성은 사실성이나 객관성, 또는 정확성의 문제가 아니라 단계성의 문제이다. 따라서 단계적으로 사고가 확장되는 것을 보여주지 않으면 논리적인 비약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타당성 있는 주장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독자로부터 자신의 주장에 대한 공감을 얻어낼 수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또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일반성을 획득해야 한다.

보편성은 시공을 초월한 것이다. 인간의 본성은 이에 해당한다. 반면 일반성은 다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시대성에 영향을 받는다. 이런 구분은 현실의 문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글을 다 쓴 후에는 다시 고쳐 써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 때는 원문의 의도와 표현을 그대로 살리되 문장을 자연스럽게 고치는 데 주력한다. 맞춤법, 띄어쓰기도 꼼꼼히 확인한다.

강영원 PLS 언어이해·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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