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민도 경찰도… 눈물의 추모

  • 입력 2009년 1월 23일 02시 58분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빌딩 앞 용산 참사 사고 현장에서 참여연대 회원들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전영한 기자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빌딩 앞 용산 참사 사고 현장에서 참여연대 회원들이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집회를 열고 있다. 전영한 기자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로 숨진 경찰특공대 소속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열렸다. 전영한 기자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로 숨진 경찰특공대 소속 김남훈 경사의 영결식이 22일 오전 서울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열렸다. 전영한 기자
“결국 이렇게 보내다니…사건진상 밝혀주세요”

■ 철거민 5인 합동분향소

“사람 죽여놓고 무슨 면목으로”

유족 반발로 정치인 조문 무산

서울 용산 철거민 참사 희생자 5명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는 22일 하루 종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시신 인계 절차와 관련 대책 논의 등으로 임시 합동분향소는 전날 오후 8시경에야 마련됐다. 뒤늦게 마련된 합동분향소에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고 일부 유족은 정부에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사망자 중 가장 늦게 신원이 확인된 한대성(52) 씨의 부인은 이날 오전 8시 반경 한 씨의 영정사진이 분향소에 도착하자 사진을 부여안고 “이렇게 가다니…, 내가 이 사람을 이렇게 보내다니…”라며 통곡했다.

고 양회승 씨의 아들 종민(27) 씨는 “아버지는 절대 큰돈을 바란 것이 아니었다”며 “유족들은 대통령의 사과를 바라고 있지만 과연 그게 되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일부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끼니마저 걸러 주변의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빈소에는 정치인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지만 대부분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련) 회원들의 냉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오전 11시경 한나라당의 박희태 대표, 진영 의원 등 최고위원들이 장례식장에 도착했지만 유족들이 “사람을 죽여 놓고 무슨 면목으로 왔느냐. 희생자를 살려내라”고 반발하는 바람에 빈소에 들어가지 못하고 장례식장 입구에서 머무르다 되돌아갔다. 또 오후 4시 반경 정세균 대표 등 민주당 의원 7명이 방문했으나 철거민들은 “민주당이 한 것이 뭐가 있는가. 사진 한 번 찍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해 발길을 돌렸다. 한 유족은 빈소를 찾은 노회찬 전 의원에게 “사건의 진상을 밝혀 달라”며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이명박 정권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용산구 철거민 참사현장에서 500여 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추모집회를 열고 참사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동아닷컴 이철 기자

“불법-폭력 더 없도록 우리를 지켜 주소서”

■ 김남훈 경사 영결식

실신한 부인과 어린 딸 참석 못해

경찰 “과잉진압 책임론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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