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경연대회서 두각… 삼성 입사관문 뚫은 고졸 3인방

  • 입력 2009년 1월 15일 03시 01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한 추동엽, 홍예슬, 권정빈 씨(왼쪽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 메달리스트인 이들은 탁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취업난 속에서도 고졸의 한계를 넘었다. 사진 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그룹에 입사한 추동엽, 홍예슬, 권정빈 씨(왼쪽부터). 전국기능경기대회 메달리스트인 이들은 탁월한 기술을 바탕으로 취업난 속에서도 고졸의 한계를 넘었다. 사진 제공 한국산업인력공단
“대학 간 친구들이 더 부러워하죠”

“3년 전 공고에 입학할 때 부모님이 많이 실망하셨지만 지금은 자식 자랑하느라 여념이 없으세요.”

고등학교 졸업식을 치르기도 전인 14일 삼성전자에 첫 출근을 한 권정빈(19·대구전자공고 3년) 씨는 “대학에 입학한 친구들이 지금은 저를 더 부러워한다”며 “직장생활도, 기능연마도 전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권 씨는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 컴퓨터 정보통신 부문 은메달 수상자다.

삼성전자는 2006년 12월 대회를 주관한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기능장려 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와 올해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가운데 112명을 채용했다.

권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인문계 공부보다 기술을 배우고 싶었고, 그게 나한테 어울리는 인생이라고 판단해 기능인이 됐다”며 “공고 진학 당시 부모님의 반대도 심했지만 지금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주 전 삼성전기에 입사한 추동엽(19·금정전자공고 3년) 씨는 벌써 2주치 월급 130만 원을 받아 부모님께 드렸다.

추 씨도 지난해 전국기능경기대회 메카트로닉스(생산자동화) 부문 동메달 수상자. 2인 1조로 진행되는 이 대회에서 추 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추 씨는 “대학은 일하면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학위에 대한 욕심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지식과 기술을 얻기 위해 공부는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추 씨의 지도교사인 문효도(디지털전자과) 교사는 “동엽이는 성적이 우수한 것은 물론이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실력을 쌓고 인정을 받겠다는 생각이 강했다”며 “이 때문에 대학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들은 13일 경기 수원의 삼성전자 사업장에서 열린 ‘기능경기대회 입상자 삼성 채용인력 워크숍’에 참석해 새내기 동료들과 취업 소감을 나누기도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1년 선배인 홍예슬(20·삼성엔지니어링) 씨는 “수원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느라 하루 4시간밖에 잠을 못 잤지만 고졸의 어린 신입사원이란 한계를 넘고 싶어 악바리처럼 일했다”며 “기능연마를 위해 주말도 없이 연습하는 전문계 고등학교 학생들이 취업이나 진학에서 우대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씨는 2007년 전국기능경기대회 건축제도·CAD 분야 금메달 수상자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기능경기팀 정성훈 팀장은 “기능과 기술에 대한 꿈 때문에 인문계가 아니라 전문계고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지금처럼 대졸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들의 모습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 모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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