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무기수 ‘속죄의 기증’

  • 입력 2009년 1월 6일 07시 01분


교도소에 복역 중인 무기수가 9년 동안 모은 우표 1000여 장을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써달라며 기증했다.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전북 사랑의 열매 앞으로 도착한 작은 상자 안에 편지 한 통과 우표 1450여 장을 정성스레 붙인 A4 용지 크기의 종이 100여 장이 들어있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증자는 편지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 중’이라고 밝힌 뒤 “9년에 걸쳐 기념우표를 한장 한장 모으다 보니 1450여 장이 됐다”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바란다”고 썼다.

그는 “한 생명을 앗아가고 가족에게 버림받은 죄인이지만 속죄라는 두 글자만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자유를 잃은 날부터 소중히 모은 우표로 사랑의 온도가 100도까지 올라가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끝맺었다.

기념우표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과 한-베트남 수교 10주년 기념우표 등 1990년대부터 발행된 100여 종의 우표로 현금으로 따지면 28만 원어치다.

전북 사랑의 열매 관계자는 “상당히 오래된 우표도 있는 점으로 미뤄 따로 우표를 수집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기증자의 뜻을 충분히 살려 의미 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전북 사랑의 열매는 5일까지 목표액 33억 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19억400여만 원을 모금해 전북지역 ‘사랑의 온도계’는 57.7도를 가리키고 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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