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년제 대학 14곳 올해 신입생 70%도 못채워

  • 입력 2008년 9월 30일 02시 58분


평균 충원율 94.3%

학령인구 주는데 정원 늘려 2만2430명 미충원

지방사립대 충원율 1년새 94.1→92.2% 하락

인천 충원율 96.4% 최고-전남 85.2% 최저



학생수 감소로 대학들이 모집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올해 신입생 모집정원을 70%도 채우지 못한 대학이 14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모집 정원 39만385명 가운데 실제 대학에 등록한 인원은 36만7955명에 그쳐 2만2430명(5.7%)의 미충원 인원이 발생했다.

동아일보가 29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이 취합한 전국 199개 4년제 대학의 2004∼2008학년도 신입생 충원율을 분석한 결과 올해 충원율은 평균 94.3%로 지난해(95.8%)보다 1.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등록 인원은 2004년 이후 36만 명 선을 유지한 반면 모집 정원은 2004년 41만1561명, 2005년 40만2312명, 2006년 38만7993명, 2007년 38만4738명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미충원 인원이 2003년 4만8136명에서 지난해 1만6360명까지 줄어들었지만 올해 2만2430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대학별로는 국공립대(96.6%)와 수도권 사립대(95.6%)가 충원율에 큰 변화가 없는 반면 지방 사립대(92.2%) 가운데 상당수는 충원율이 크게 낮아졌다.

대학별 최근 5년간 신입생 충원율(자료: 교육과학기술부,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실)

▽텅 빈 대학들=영산선학대, 건동대, 서남대(남원), 한려대 등 4개 대는 충원율이 50% 이하였다.

2006년에 전문대에서 4년제 대학으로 전환한 건동대는 전환 첫 해 충원율이 51.1%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8.2%로 급락했다.

서남대 남원캠퍼스는 26.4%에 그쳤다.

올해 30.7%의 충원율을 기록한 한려대는 2005년 47.5%, 2006년 29.1%, 2007년 32.2%를 기록했다.

당장 낮은 충원율도 문제지만 그나마 입학한 학생들도 1학기가 지나면 그만두기 일쑤다. 군입대, 휴학, 자퇴를 하는 학생이 많아 3, 4학년은 전공 강의를 개설하지 못할 정도다.

영산선학대, 서남대(남원), 한려대, 탐라대, 한중대 등 5개 대학은 최근 5년 동안 충원율이 60%를 넘지 못할 정도로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줄지 않는 모집정원=사실상 폐교 수준에 다다른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학들은 좀처럼 덩치를 줄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은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충원율을 각종 평가 및 재정 지원 지표에 반영하고 있지만 특히 사립대의 경우에는 구조조정을 강제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올해 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충원율이 지난해 97.5%에서 올해 95.6%로, 지방 사립대의 경우 94.1%에서 92.2%로 각각 떨어졌다.

지난해 각 대학의 모집정원은 38만4738명이고 등록 인원은 36만8378명이었다. 미충원 인원이 1만6360명 발생했지만 충원율은 95.7%로 최근 5년간 가장 높았다.

그러나 올해는 모집 정원이 39만385명으로 5647명(1.47%) 늘어난 반면 등록인원은 36만7955명으로 오히려 423명(0.1%)이 줄어 충원율도 94.3%로 하락했다.

수도권 편중 현상으로 지방대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올해 1만1819명을 모집한 전남은 1만68명만 등록해 85.2%로 충원율이 최저였다. 2만1843명을 모집하는 전북도 1만8953명이 등록해 86.8%로 뒤를 이었다.

광주의 한 고교 진학지도 교사는 “지방대 중에는 미달은 물론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과가 수두룩하다”며 “입시철이면 교수들이 신입생 보내달라고 통사정을 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은 “신입생이 절반도 들어오지 않는 대학이 있는 현실에서 이제는 대학 스스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대학 간 통폐합 등에 대해 법적 제도적 지원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권혜진 기자 hjkwon@donga.com

 

대학별 최근 5년간 신입생 충원율(자료: 교육과학기술부,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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