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420억 날릴때 GM대우-쌍용차는 공장 정상가동

  • 입력 2008년 7월 3일 03시 00분


■ 민노총 ‘쇠고기 총파업’

민주노총의 2일 ‘쇠고기 총파업’ 열기는 예상대로 낮았다. 전체 조합원 63만여 명 가운데 14%만 참여하는 데 그쳤다.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나섰지만 완성차 4사에서 현대·기아차만 파업했을 뿐 GM대우차와 쌍용차는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았다.

노동부에 따르면 생산현장의 기계 가동을 2시간 멈춘 부분 파업에 민주노총 조합원 8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중 73.6%가 현대·기아차 지부 소속이었다.

▽예견된 결과?=현대차 지부는 이날 울산과 전주, 아산 등 3개 공장에서 오후 3∼5시 생산라인을 중단시키는 등 주·야간조가 2시간씩 파업했다. 기아차 지부도 2시간 동안 일손을 놨다.

반면 GM대우차와 쌍용차 지부는 생산현장을 떠난 노조 간부만 집회를 열었을 뿐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노동부는 “민주노총이 금속노조의 임금·단체협상 관련 파업 일정을 당겨 가며 무리한 총파업에 나선 것은 근로조건과 상관없는 정치파업에 참여할 사업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노동계 관계자도 “GM대우차의 경우 해고된 뒤 복직된 조합원이 많아 파업에 쉽게 뛰어들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쌍용차는 매출 부진으로 현재 생산라인을 돌아가며 멈추고 있어 파업에 참여할 엄두도 내지 않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파업으로 현대차는 차량 20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00억 원가량, 기아차는 900대의 차량을 만들지 못해 120억 원가량의 매출손실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보수성향의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 회원 30여 명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민주노총 앞에 모여 총파업을 강하게 비판했다.

회원들은 “이번 파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성공해서도 안 된다. 민주노총은 막가파식 파업을 당장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현대-기아차 ‘파업’ 강행

▽투쟁 이을 동력 있을까=민주노총은 7월 한 달을 총력투쟁 기간으로 삼았다. 2∼6일은 ‘촛불집회 총력결합’ 기간으로 정했다.

3일에는 16개 지역본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촛불집회를 연다. 4, 5일에는 10만 명 규모의 노조 간부 등이 서울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머문다.

촛불집회에 적극 참여해서 투쟁 분위기를 이끈다는 계획이지만 2일의 총파업 수준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촛불집회를 그만해야 한다’는 대답이 60%에 이르는 데다 과거 총파업 사례를 봐도 한 달간의 투쟁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의 총파업인 2006년 11∼12월의 경우 4시간 동안 파업했던 11월 15일에 5만6000여 명이 참여했지만 12월 14일 전면파업 때는 완성차 4사가 빠지고 1000여 명에 그쳤다.

남성일 서강대 경제대학원장은 “민주노총이 조합원과 괴리돼 정치파업에만 집착하는 행태를 반복하면 과거 한총련이 대학생들로부터 고립되며 약화된 것과 비슷한 길을 걷는다. 조합원의 권익신장이라는 본연의 목표를 위해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곤 한국노동교육원 명예교수는 “민주노총이 쇠고기 정치파업을 관철하기 위해 지휘했지만 단위 사업장이 나서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투쟁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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