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남 배려하는 법 배워야”

  • 입력 2008년 3월 1일 03시 21분


서울대 교수 20명 정년퇴임… 후학들에 충고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 연구 계속할 것”

“정년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새로운 곳에서 교육과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29일 서울대를 정년퇴임한 원로 교수들은 그동안의 소회와 함께 교육자로서 새로운 출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1989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유일한 마르크스 경제학 전공자로 강단에 섰던 김수행 교수는 “사회에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과학대학원 설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김 교수는 사회과학아카데미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자본론의 현대적 해석이나 한국노동운동사, 세계혁명사 등을 강의할 계획이다.

지역균형선발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교육 문제에 대해 활발한 목소리를 냈던 교육학과 윤정일 교수는 퇴임하며 40여 년 동안 모은 1만여 권의 책을 사범대 도서관에 기증했다.

윤 교수는 “혼기가 찬 자녀를 떠나보내는 것 같은 마음에 책을 (내가) 출장 간 사이에 정리하도록 부탁했다”며 “후학들이 학문적 성과로 나의 아쉬움을 달래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어국문학과 서대석 교수는 대학을 떠나면서도 서울대생이 남을 배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서 교수는 이날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정년퇴임식에서 교수대표 인사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기술을 연마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한 품성을 도야하는 인성교육도 중요한 교육 목표”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대에서는 이들 교수와 함께 송기중(국어국문학) 신정휴(화학) 홍영남(생명과학) 우종천(물리천문학) 권욱현(전기컴퓨터공학) 최차용(화학생물공학) 김수일(농생명공학) 전준(조소) 우정호(수학교육) 이기춘(소비자아동학) 천문우(약학) 민병구 박철규 한대희 차창용(의학) 문옥륜(보건대학원) 임강원(환경대학원) 교수 등 모두 20명이 퇴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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