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정원 줄어들자 등록금 들썩

  • 입력 2008년 2월 25일 02시 50분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예비인가 대학들이 신청한 것보다 정원을 적게 받는 바람에 재정적인 어려움이 예상돼 등록금을 올리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로스쿨 예비인가 대학 법대학장들은 22일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열린 ‘로스쿨 법대학장 회의’에서 등록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록금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책정할 사항이나 사회적 통념 내에서 적절한 수준으로 결정해 달라”고 당부했다.

각 대학이 당초 책정한 연간 등록금은 △서강대 1200만 원 △서울대 1350만 원 이내 △중앙대 1400만 원 △건국대 경희대 한국외국어대 1600만 원 △연세대 1700만 원 △고려대 한양대 1800만 원 등이었다.

그러나 이 액수는 지금보다 많은 배정 인원을 염두에 두고 책정한 것으로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등록금 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장재옥 중앙대 법대 학장은 “아직 학교 차원에서 공식적인 검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정부가 로스쿨 총정원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결국 재정 문제로 이어져 등록금을 높여야 할 요인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80명을 신청했지만 40명밖에 배정받지 못한 서강대도 등록금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방침이다.

장덕조 서강대 법대학장 대행은 “40명 정원으로는 학 학기에 1000만 원을 받는다고 해도 운영이 힘들다”면서도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대학들 사이에서는 국립대와의 형평성이나 로스쿨의 사회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교육 당국이 재정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상정 경희대 법대학장은 “로스쿨의 운영 주체가 개별 대학이지만 국가 전체에서 필요한 인재를 기르기 때문에 정부가 각 대학에 보조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로스쿨협의회 준비위원장인 호문혁 서울대 법대 학장은 이날 본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학 재정에 부담을 주는 장학금을 무리하게 도입하기보다 금융기관과 연계한 학자금 대출제도 등을 폭넓게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 학장은 “로스쿨은 높은 인가기준만 충족하면 설립 및 정원 결정은 자율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올해 8월 법학적성시험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도움을 받되 장기적으로 별도 기관에서 문제은행식 출제를 하는 방안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