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청장들 ‘5억짜리 말씀’… 이번에도?

  • 입력 2008년 1월 29일 02시 59분


이택순 청장 취임 때 4억9182만 원을 들여 전국 경찰서에 내건 현판.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이택순 청장 취임 때 4억9182만 원을 들여 전국 경찰서에 내건 현판.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경찰 총수들 지휘방침 현판, 5년간 14억 들여 3번 바꿔

내용도 고만고만… “국민 혈세 낭비” 지적

경찰청이 경찰청장 취임 때마다 전국 경찰서의 현판을 교체하기 위해 매번 5억 원 정도의 혈세를 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8일 경찰청이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김한길(대통합민주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경찰청은 2003년부터 5년 동안 새 청장의 지휘 방침을 담은 현판을 세 차례 바꿔 다는 데 모두 14억3752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경찰청은 최기문 전 청장이 취임한 2003년 3월 4억9879만 원을 들여 ‘함께하는 치안, 편안한 나라’라는 지휘 방침을 담은 현판 2569개를 전국 경찰서 관서에 바꿔 걸었다.

2년 뒤 허준영 전 청장이 취임했을 때도 ‘최상의 치안 서비스를 위해’라는 내용의 현판으로 바꿨다. 경찰은 당시 2302개의 현판을 바꿔 다는 데 4억4691만 원을 사용했다.

1년 만에 퇴임한 허 전 청장을 이어 이택순 청장이 취임할 때 역시 4억9182만 원을 들여 전국 2355개 관서의 현판을 ‘믿음직한 경찰, 안전한 나라’라는 내용으로 교체했다.

김 의원 측은 “청장의 지휘 방침이 크게 다르지도 않은데 청장이 새로 취임할 때마다 전국 관서의 현판을 교체하는 것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것”이라며 “다음 달 어청수 경찰청장 후보자가 새 청장으로 취임하면 또 현판 교체가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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