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13살 승기의 거듭남…환자 6명에 장기이식 선행

  • 입력 2007년 10월 26일 06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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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좋아하던 중학생이 여섯 사람에게 새 생명을 안겨 주고 먼 길을 떠났다.

전주 효정중 1년 백승기(13·사진) 군은 8일 체육시간에 오래달리기를 하다가 갑자기 ‘어지럽다’며 쓰러졌다.

172cm의 키에 평소 축구 등 운동이라면 못하는 게 없고 오래달리기 1등도 도맡아 했기 때문에 같은 반 친구들도 장난인 줄 알았다. 그러나 병원으로 옮겨진 백 군은 보름 동안 깨어나지 못했고 24일 뇌사판정을 받았다.

심장마비로 추정할 뿐 정확한 사인은 알지 못한다. 아버지 백남식(53·전주시청 행정지원과) 씨는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가족들을 설득해 어렵게 장기기증을 결정했다.

25일 전북대병원에서 각막 신장 심장 간 췌장 등 장기 적출 수술이 진행됐고 곧바로 장기기증만을 애타게 기다리는 서울대병원 등 전국의 환자 6명에게 전달됐다.

아버지 백 씨는 “위로 딸 셋을 낳은 뒤에 8년 만에 어렵게 얻은 아들이었다”며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새 삶을 주고 그 사람들 속에 내 아들이 살아 있다고 생각하니 작은 위안이 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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