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를 전남에”

  • 입력 2007년 9월 12일 06시 54분


아름다운 풍광과 전통 생활문화를 간직한 전남의 자치단체들이 자연 속의 느린 삶을 추구하는 ‘슬로시티(Slow City)’로 지정받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시아에선 아직까지 지정된 곳이 없는 데다 브랜드 효과와 관광개발 등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슬로시티국제연맹 전 회장인 파울로 사투르니니 씨와 로베르토 안젤루치 회장 등 실사단 4명은 7일부터 이틀간 슬로시티 가입을 신청한 신안군 증도와 완도군 청산도, 장흥군 장평면, 담양군 창평면을 꼼꼼히 살펴봤다.

이들은 8일 신안군 증도에서 우전해수욕장 내 갯벌생태관과 800kW급 태양광발전소 건설현장, 국내 최대 소금밭인 태평염전 등을 둘러봤다.

이 실사단은 전국 처음으로 ‘자전거 섬’으로 지정된 증도에서 주민과 함께 1km 자전거 하이킹을 하고 염전에서 소금을 채취하는 등 주민 삶의 현장을 체험하기도 했다.

한희수 신안군 관광개발담당은 “훼손되지 않은 섬의 자연환경이 이 실사단에 깊은 인상을 심어줬고 무엇보다 고유문화를 지키고 살아가는 주민들의 참여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이 실사단은 완도군 청산도 당리마을을 방문해 콩 타작하고 소를 이용해 쟁기질을 하는 전통 농경 모습을 살펴본 뒤 청산진성과 사당, 초분, 지석묘 등 현재까지 잘 보존된 역사 자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

앞서 이 실사단은 자연생태마을인 장흥군 장평면 장수풍뎅이마을과 지렁이 생태학교를 둘러보고 문화재청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담양군 창평면 삼지천 마을과 전통 된장공장에서 슬로푸드 시식 행사를 열었다.

이들 자치단체의 슬로시티 가입 여부는 11월 말 이탈리아 슬로시티국제연맹 전체회의에서 결정된다.

최장주 전남도 과학기술과장은 “지난해 일본의 10개 도시가 기본이념과 자연환경 등이 맞지 않아 모두 탈락했다”며 “국내에서 전남의 자치단체 4곳이 유일하게 신청하고 서로 다른 특색을 갖춘 만큼 4곳 모두가 지정이 돼야 한다는 뜻을 국제연맹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슬로시티:

바쁜 도시생활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공해 없는 자연환경 속에서 지역의 토속음식과 고유의 문화를 느끼며 인간다운 삶을 되찾자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운동이다. 2002년 7월 이탈리아 올리브, 와인 생산지를 시작으로 현재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 10개국에서 93개 도시가 참여하고 있다. 슬로시티로 지정되면 소음과 교통량을 줄이고 녹지대와 보행자 전용 구역을 늘리는 등 여러 가지 지켜야 할 사항이 뒤따른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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