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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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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때 전 과목 ‘수우미양가 중 가’를 받았다고 해서 ‘올(all) 가 선생’으로 불리는 일본의 고교 교사가 교육개혁 청사진을 그리는 총리자문기구의 위원으로 내정됐다.
25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참의원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교육재생회의 위원에서 사퇴하는 요시이에 히로유키(義家弘恭·36) 씨의 후임으로 아이치(愛知) 현 도요카와(豊川)고교의 미야모토 마사하루(宮本延春·38) 교사를 임명하기로 했다.
미야모토 교사는 10만 부 이상이 팔린 논픽션 베스트셀러 ‘올 가의 지진아, 교사가 되다’의 주인공.
몸집이 작고 성격이 내성적이었던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줄곧 집단 괴롭힘(이지메)에 시달렸다. 이지메가 무서워 학교에 가는 것조차 싫어한 그는 중학교를 마칠 때까지 구구단을 2단밖에 못 외울 정도로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냈다.
중학교 졸업 후 목수 견습생과 아르바이트 사원 등을 전전하던 그는 다행히 20세 때 지방 건설회사에 취직했다.
회사원 생활에 안주하던 그가 처음으로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3세 때였다. 상대성이론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 물리학에 흥미가 생긴 그는 초등학교 3학년용 구구단 연습장을 다시 집어 들었다.
1년 뒤 도요카와고 야간 과정에 진학한 그는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출근할 때까지 공부를 했다. 귀가 후에도 밤 12시까지 책에서 손을 놓지 않았다. 눈물겨운 노력 끝에 3년 뒤 그는 국립 나고야(名古屋)대 이학부에 합격했다. 9년 동안 학부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실컷 공부했다.
2005년 4월 수학교사가 돼 모교의 교단에 선 미야모토 교사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여러 강연회에서 “자녀가 10문제 중 9문제를 틀리고 1문제를 맞아도 칭찬해 주는 게 중요하다. 그것이 자기 긍정과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늘 강조해 왔다.
한편 미야모토 교사의 전임자인 요시이에 씨도 폭력학생 출신으로 한동안 모교에서 교편을 잡은 경력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그의 경험담은 ‘양키(비행청소년이라는 뜻), 모교로 돌아가다’라는 TV드라마로 제작됐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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