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목숨 어이없이…FTA논쟁 중 이웃에 공기총 外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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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논쟁 중 이웃에 공기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과 관련해 시비를 벌이던 농민이 이웃 주민들에게 공기총을 난사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3일 오후 11시 40분경 경북 예천군 호명면 한어리 노모(48) 씨 집 방에서 이웃 주민 이모(44) 씨가 공기총 3발을 노 씨와 노 씨의 아들(22), 주민 이모(43) 씨에게 발사했다.

이 사고로 노 씨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지고, 노 씨의 아들과 이 씨가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한우 50여 마리를 키우고 논농사를 지으며 마을농민회 회장으로 활동해 온 용의자 이 씨는 이날 오후 10시경 술에 취한 채 노 씨 집을 찾아와 “FTA 때문에 한우농가가 다 죽게 됐다. 더는 살고 싶지 않다”며 비관하다가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야기가 나오자 밖으로 나가 때마침 경찰서에서 정기점검을 받기 위해 차에 실어 두었던 구경 5mm짜리 수렵용 공기총을 가져와 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씨는 예천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대구에서 사업을 하다 부진하자 외환위기 때인 1998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 이 씨는 “말다툼을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는데 이 씨가 갑자기 공기총을 가져와 ‘희망 없는 세상, 주위 사람들도 죽어라’며 총을 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행 직후 자신의 화물차를 타고 도주한 이 씨를 수배했다.

예천=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초등생, 학원차에 옷이 끼여…

학원차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에서 내리던 초등학생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3일 오후 8시경 서울 관악구 봉천동 W아파트 앞길에서 초등학교 4학년 윤모(10) 군이 태권도학원 차에서 내리다 자신이 입고 있던 태권도복이 스타렉스 승합차 문에 걸려 80m 정도 끌려갔다. 윤 군은 학원차 뒷바퀴에 깔려 사고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태권도학원 원장인 운전자 박모(46) 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끌려오고 있는지 몰랐는데 차 밖에서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며 손가락질을 해서 차를 멈추고 살펴보니 아이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학원 차에는 보호자 없이 초등학생 5명이 타고 있었고 아무도 윤 군이 끌려오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박 씨에 대해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스쿨버스는 보호자가 함께 탑승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학원 차는 자가용이었기 때문에 보호자가 탑승하지 않아도 제재할 수 없다”며 “스쿨버스는 제작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학원들이 자가용을 학원 차로 이용하곤 한다”고 설명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중3 교실서 주먹다짐 벌이다…

교실에서 주먹다짐을 벌인 중학생이 뇌출혈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보름 만에 숨졌다.

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2시 30분경 서울 S중학교 3학년인 A(14) 군과 B(14) 군은 쉬는 시간에 5분 정도 몸싸움을 했다. B 군의 교실로 찾아온 A 군이 “왜 내 욕을 하고 다니느냐”며 상대의 뺨을 때려 시작된 시비에서 A 군은 머리와 얼굴 부위를 20여 차례 주먹으로 얻어맞았다.

A 군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중태에 빠져 3일 오후 4시경 사망했다.

경찰조사에서 B 군은 “욕을 하고 다닌 적도 없는데 먼저 때려서 같이 싸웠다”고 주장했다.

수사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는 모두 단란한 가정에서 자라 학교생활에도 문제가 없던 활발하고 평범한 아이들이었다”며 “서로 싸우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사고가 발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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