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와 비슷…모방범죄에 희생"

  • 입력 2007년 3월 15일 16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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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된지 4일만에 숨진채 발견된 인천 초등생 박모(8)군의 부모는 15일 "우리 아이가 사악한 모방범죄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

아버지 박씨는 이날 빈소가 마련된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아들이 유괴된 지난 4일 동안 유괴범의 협박 전화를 계속 받으면서 이번 사건이 얼마 전 상영된 영화 '그놈 목소리'와 거의 모든 것이 일치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유괴범의 목소리와 음성 톤이 TV에서 봤던 그 영화 속 범인 목소리와 너무나 똑같아 곁에 있던 형사들에게 '그 범인이 다시 나타난 게 아니냐'고 묻기도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아니었으면 다른 아이가 희생양이 됐을지도 모른다"면서 "도대체 이런 영화를 왜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박씨는 이어 "좋은 뜻으로 만든 영화였겠지만 범인은 반드시 잡힌다는 메시지를주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박군의) 유괴범이 완전범죄를 꿈꿨고 처음부터 돈만을 목적으로 해 아이를 이미 희생시켜 놓고도 태연하게 돈을 요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인을 미워하면 우리가 더욱 큰 상처를 받기 때문에 범인을 미워하진 않는다"면서 "우리 아이는 영혼이 보석처럼 맑은 따뜻한 아이였기 때문에 하느님의 품안으로 갔다고 생각한다"고 눈물을 지었다.

박씨는 언론과의 다른 인터뷰나 촬영 등은 일절 거부한 채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가 모방범죄의 희생양이 됐다는 점이 집사람(박군의 어머니)이 전하라고 한 유일한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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