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재단 “심도깊게 논의후 李총장 거취 결정”

  • 입력 2007년 2월 10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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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재단인 고려중앙학원 이사회는 9일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필상 총장의 거취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않고 추후 논의를 거쳐 결정하기로 했다.

재단이사회는 이날 이 대학 100주년기념관 회의실에서 오후 3시부터 8시간 동안 회의를 열어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재단이사회는 이 총장 논문을 표절로 판단한 교수의회 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대해 판단을 유보했으며, 앞으로 총장 선출 방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단이사회는 회의가 끝난 뒤 현승종 이사장 명의의 발표문을 통해 “표절 의혹에 대해 자료 미비와 절차상의 문제로 실체적 진실을 토대로 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각적으로 전문가 의견을 취합하는 등 심도 있는 논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재단측은 “근간의 총장 선출 방식에서 발생하는 학내 혼란과 갈등을 방지하기 위해 총장 선출 방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천 재단이사회 사무국장은 “교수의회의 진상조사보고서는 회의에서 논의하지 않았다”며 “이 총장의 제안으로 다음 주 열릴 신임 투표의 결론과 관계없이 재단의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총장은 이날 오전 담화문을 통해 “교수 전체를 대상으로 본인의 신임을 묻는 투표를 실시하고 투표자의 과반수가 본인의 불신임을 결의할 경우 총장 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이날 이 대학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정기 교수총회에서 교수들에게 이 같은 뜻을 밝힌 데 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총장은 고려대 구성원의 총의를 모아 선출되므로 본인의 진퇴 또한 이런 총의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며 “재단에서 내가 결단한 구성원들의 신임투표의 결과를 존중해 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교수들에게 e메일로 투표 공지를 한 뒤 13, 14일 이틀간 전자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총장의 신임 투표 제안에 대해 일부 교수들은 찬성했지만, 일부 교수들은 “표결에 부칠 사안이 아니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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