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노사정 대화 복귀할 수도”…이석행 위원장 체제로

  • 입력 2007년 1월 29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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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26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제5기 집행부 선거를 통해 온건파인 이석행(48·사진) 위원장을 선출함으로써 노동계 안팎에서는 앞으로 민주노총이 좀 더 세련된 투쟁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2004년 제4기 집행부 선거에 이수호 전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나온 후 당선돼 사무총장을 지냈다. 2005년 10월 강승규 수석 부위원장의 비리 사건으로 중도에 물러나기 전까지 이 위원장과 함께 투쟁보다는 대화를 앞세우다가 강경파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런 그를 대의원들이 다시 선택한 것은 투쟁 일변도의 운동 형태에 대한 자성, 산하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의 잇따른 비리 사건으로 악화된 위상을 회복하려는 노력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 위원장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4기 집행부 시절의 비리 사건과 관련해 “비리 사건 당시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통해 깨끗한 사람으로 검증받았다”고 강조하면서 “현장 조직력 복원을 통해 원칙만 지켜진다면 사안별로 대화에 참석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를 놓고 노동계에서는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한 다양한 대화 채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문숙 민주노총 대변인은 “사측과 정부가 평등한 대화 구조를 조성한다면 대화에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 새 집행부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화에 나서기 전에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말 비정규직법과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전후해 수시로 총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금속노조 등 10%도 안 되는 조합원만 참가해 ‘반쪽 파업’에 그쳐 ‘정규직만을 위한 민주노총’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끊이지 않는 노동계 내 도덕성 문제도 신임 집행부에는 부담이 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강력하게 기강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우 대변인은 “자체 규율위원회의 기능을 더욱 강화해 사측과 관련된 비리를 근절하고 노동운동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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