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진상조사위 "이필상 총장 5편 표절"

  • 입력 2007년 1월 24일 11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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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이필상 총장의 논문 표절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이 대학 교수의회 진상조사위원회는 "이 총장의 논문과 책을 조사한 결과 기존에 논란이 된 2편의 논문을 표절 판정했으며 다른 3편의 논문도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결론 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해당 논문의 저자인 이 총장의 제자들과 학교 측은 이날 조사위의 결론에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사위 관계자는 이날 "기존 언론에 논란이 됐던 것보다 상황이 심각하다"면서 "조사 진행과정에 따라 최대 8편까지 표절논문이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 결과는 명백하고 논란의 여지가 없으며 26일 교수평의원회에서 전체 입장을 결정을 할 때 투표까지 갈 필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이 총장이 제자들의 석사학위 논문을 베끼거나 중복 게재하는 방법으로 문제의 논문들을 표절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결과를 이 대학 현승종 재단이사장과 이 총장에게 구두로 통보했다.

논란이 된 논문은 1988년 발표된 '우리나라 채권수익률의 기간구조에 관한 연구'와 '외채관리에 있어서 통화 선물의 경제적 이득에 관한 실증적 연구'이며 조사위가 추가로 표절로 결론내린 논문은 '통화신용정책이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주가지수 선문시장 도입의 경제적 효과분석' '조건부 이분산이 존재할 경우 유동성 효과에 대한 실증연구'다.

그러나 추가 표절 결론이 난 3편과 관련, 원 논문의 저자인 이 총장의 제자 4명과 이 대학 이승환 대외협력처장, 정석우 기획예산처장은 이 대학 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표절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이들은 "이 총장이 자신의 연구 초고나 이미 발표된 논문을 제자들에게 보여줘 이를 참고해 논문을 썼다"면서 "이 총장의 초고가 제자들의 논문보다 먼저 나왔기 때문에 오히려 제자들이 이 총장의 연구를 활용했다"라고 말했다.

정 처장은 이 자리에서 "조사위가 모든 조사과정을 비밀로 하고 조사가 끝난 뒤 결과를 공식발표하기로 했으나 그 전에 언론에 나와 버렸다"면서 "조사위의 의도와 공정한 조사 여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15일 조사위가 현 이사장에게 조사결과를 구두로 전달한 다음날 열린 재단이사 간담회에서 표절의혹에 대한 경위를 설명했으며 조사위의 표절 판단을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이사장은 이 총장의 거취에 대해 "학문적 영역에서 벌어지는 논문에 대한 논란을 두고 법인이 관여할 수 없어 관망하는 상태"라며 "아직 아무런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26일 교수회의 논의를 통해 이 총장의 거취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며 학교 측은 이 결과를 본 뒤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교수의회는 이 총장의 표절 의혹이 확산되자 지난달 5일 7명으로 구성된 조사위를 구성해 이 총장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를 조사해 왔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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