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호 前교수…본고사 수학문제 오류 지적후 재임용 탈락

  • 입력 2007년 1월 16일 03시 01분


석궁테러 사건 직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연행된 전직 대학교수 김명호 씨가 경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석궁테러 사건 직후 서울 송파경찰서로 연행된 전직 대학교수 김명호 씨가 경찰의 조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전직 교수 김명호 씨가 현직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습격한 데 발단이 된 ‘교수 재임용 탈락 사건’은 1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의 모 사립대 조교수로 1995년 대입 본고사 수학과목 채점위원으로 참여한 김 씨는 채점 도중 100점 만점 가운데 15점 배점인 수학Ⅱ 7번 문제를 보고 오류가 있다고 생각했다.

김 씨는 입시본부 측에 “문제의 가정이 틀렸으므로 수험생 전체에게 만점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를 출제한 교수와 학교는 “오류 여부 논쟁으로 채점을 무작정 미룰 수 없다”며 모범답안 일부를 수정해 부분점수를 주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그러나 일주일 뒤 김 씨는 징계위원회에 회부돼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것이 부교수 승진 탈락에 영향을 미쳤고, 이듬해 2월 재임용에서도 탈락했다는 것이 김 씨의 주장.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김 전 교수가 제출한 논문들은 교원인사위원회에서 부적격 평가를 받았고, 직무태만과 동료교수 비방 등 교수로서 품위를 해치는 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해직 결정이 나기 5개월 전 법원에 ‘부교수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고, 항소심에서도 연거푸 패소했다.

당시 전국 44개 대학 수학과 교수 189명은 “김 교수의 문제 제기는 국내와 국제 수학계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둘러싼 갈등이 김 교수의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매우 잘못된 것”이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1996년 말 뉴질랜드로 이민 갔던 김 씨는 2005년 3월 귀국한 뒤 다시 ‘교수 지위 확인 소송’을 냈다.

그해 1월 ‘재임용이 거부된 교원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재심청구나 법원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법이 개정된 데 이어 재임용과 관련해 오랜 법정싸움을 벌여 온 서울대 미대 김민수 교수가 서울고법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얻어내자 김 씨는 희망을 품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입시오류 지적에 대한 보복으로 재임용을 거부당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고, 서울고법 민사2부(박홍우 부장판사)도 역시 같은 이유로 12일 김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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