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아름다운 고교생 7총사

  • 입력 2007년 1월 12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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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성 어머니, 힘내십시오.” “학생들, 정말 고마워요.”

9일 오후 대구 수성구 두산동 김모(45·여) 씨 집에 ‘사랑의 열매’가 전달됐다.

초등학생인 아들 민성(10·가명), 성태(8·〃) 군이 뇌혈관 계통 난치성질환인 ‘모야모야병’을 앓고 있어 애를 태우던 김 씨의 집에 고교생 봉사단이 방문했다.

고교생들이 방에 누워 있던 민성 군의 가슴에 사랑의 열매를 달아 주고 준비해 간 돈 봉투를 내놓자 김 씨는 “학생들이 무슨 돈이 있다고…”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봉투에는 이들 고교생이 모은 이웃돕기 성금의 일부인 50만 원이 들어 있었다.

고교생 7명이 봉사단을 만들어 이웃사랑 실천에 나서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이들은 곽동욱 이상민 윤정섭(이상 대륜고), 장호원 김은집(이상 경신고), 백승우(능인고) 군과 이수영(정화여고) 양 등으로 모두 17세의 고교 1학년 동갑내기다.

중학교 동창으로 평소 자주 만나는 이들은 지난해 1월 용돈과 세뱃돈, 장학금 등을 모아 좋은 일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들은 1년 만에 997만2900원을 마련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쓰기로 한 이들은 9일 수성구의 중증질환자가 있는 가정 4가구를 찾아 50만 원씩 전달했다. 남은 돈도 중증질환자 가족 등 16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이들은 평소 “봉사활동을 지도해 온 대륜고 박창근 선생님이 지난해 사랑의 열매를 봉투에 담아 주시며 ‘성금을 전달할 때 사랑의 열매도 함께 전하면 좋을 것’이라고 권유해 사랑의 열매 봉사단을 결성했다”고 말했다.

백 군은 “불우이웃 돕기를 하자며 모금을 했지만 이렇게 돈이 많이 모일 줄은 몰랐다”며 “어려운 분들이 삶의 용기를 갖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양은 “난치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보고 눈물이 났다”면서 “제대로 도움을 줄 수 없어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다”고 밝혔다.

교사 박창근(53·한문) 씨는 “어른스러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긴 학생들이 무척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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