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보신각 '제야의 종' 타종식 폭죽사고 얼룩

  • 입력 2007년 1월 1일 15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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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부터 1일 새벽 사이 '제야의 종' 타종식이 열린 서울 종로 보신각 주변 일대에서 위험한 사제 폭죽을 터트리는 사람들이 많아 20여 명의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날 타종식이 열린 보신각 주변에서는 폭죽을 파는 노점상들이 몰려들어 불꽃이 연발로 발사되는 길이 50㎝ 가량의 막대형 폭죽 수천통을 행인들에게 판매했다.

새해맞이에 들뜬 사람들은 보신각 종이 울리기 몇 시간 전부터 길에서 폭죽을 쏘아 올리기 시작했고 자정에 가까워질수록 터지는 폭죽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자정이 다가와 보신각 종이 울리기 시작하자 수천개의 폭죽이 동시에 점화되며 매캐한 회색 연기를 한꺼번에 쏟아내기 시작했고 종로 일대는 마치 1980년대 최루탄이 난무하던 시위 현장처럼 연기가 새하얗게 뒤덮였다.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로 연기가 심한데다 하늘에서는 폭죽이 타고 남은 시커먼 재까지 화산재처럼 떨어져 시민들의 옷은 금새 탄광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시커멓게 변했다.

시민 수천명이 연기를 견디지 못하고 손으로 입과 코를 막은 채 보신각 앞을 벗어나느라 이동의 물결을 이뤘고 행사장 주변은 순간 혼란이 빚어졌다.

하늘을 향해야 하는 막대형 폭죽의 각도를 낮춰 불똥이 사람에게 날아가는 바람에 생긴 부상자도 많았다.

오전 2시까지 눈에 불똥이 튀는 등의 부상으로 이모(20·여) 씨를 비롯해 20여명이 비상대기중인 소방 구급대원들에게서 긴급 도움을 받았다.

최밀나(22·여) 씨는 "연기가 너무 심해 더 있을 수가 없을 정도"라며 "위험한 사제 폭죽을 파는 상인들도 문제지만 앞뒤 재지 않고 이렇게 많은 양을 한꺼번에 터뜨리는 시민들도 문제"라고 말했다.

종로소방서 관계자는 "보신각 행사 날이 되면 폭죽을 파는 상인들이 난립하고 일부 흥분한 시민들이 마구잡이로 폭죽을 쏘아대는 통에 부상자가 많이 생긴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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