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특급 ‘십년감수’…박찬호 아버지 납치계획 30대구속

  • 입력 2006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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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지검은 7일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박찬호(33) 선수의 아버지(62)를 납치하려 한 최모(30·강원 춘천시) 씨를 강도예비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5일 오후 6시 30분께 춘천시 서면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 최 씨를 긴급체포해 증거품을 압수했으며 7일 구속했다.

검찰은 최 씨가 박 씨를 납치한 뒤 박 선수에게 20억 원을 요구할 계획을 세우고 범행을 위해 차량 등록이 안 된 이른바 ‘대포 차량’과 차량 번호판 2개, 수갑과 복면, 가위, 청테이프, 가발, 휴대전화 등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또 최 씨는 납치 감금 장소로 경기 가평군 청평의 한 펜션을 정해 놓고 도주로에 대한 현장 답사와 납치 및 현금 수송에 대한 실행 분담 등 상세한 범행계획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조사 결과 최 씨는 9월 20일경부터 범행을 구상하면서 ‘범죄 동업자를 모집합니다’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공범을 모집하려다 5일 오후 6시 30분경 춘천시 서면 모 초등학교 앞에서 첩보를 입수한 검찰에 붙잡혔다.

최 씨는 춘천에서 게임장 관련사업에 투자했다 1억 원의 빚을 지게 되자 평소 효자로 소문 난 박 선수의 아버지를 인질로 삼아 금품을 요구하면 거절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범행을 준비했다. 검찰은 최 씨를 상대로 공범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박 씨를 불러 최 씨가 접촉을 시도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진술을 받았다.

박 씨는 이날 검찰에 나와 “당황스럽고 놀랍다. 사건이 실행되지 않아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국내에 머물고 있는 박 선수는 7일 발생한 사건을 접하고 상당히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선수의 매형이자 국내 매니지먼트사인 팀61의 김만섭 대표는 “우리도 자세한 사건 내용은 잘 모른다. 현재 파악 중인데 정말 놀랍고 황당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춘천=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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