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서른한 살의 ‘9남매 엄마’…결혼 13년 김남숙 씨

  • 입력 2006년 9월 19일 0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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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해요. 아빠 전화 좀 받게….”

경남 통영시 용남면 동달리의 ‘9남매’ 아버지 이철락(37) 씨는 18일 출산휴가 중 기자와 통화를 하면서도 아이들 달래기에 바빴다.

이 씨의 아내 김남숙(31) 씨는 15일 오후 통영시내 한 산부인과에서 아홉 번째 아이를 순산했다. 3.3kg의 건강한 아들. 이 씨 부부의 ‘다산(多産)’은 지역의 화제가 된 지 오래다.

용남면사무소 민원담당 박선희 씨는 “이 씨 가족이 나들이를 하면 아이 3, 4명과 동행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저출산 시대에 예사롭지 않은 가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이 씨는 연애를 거쳐 1994년 김 씨와 살림을 차렸다.

그리고 이듬해 1월 큰딸 정화(12·초등 6학년) 양을 낳았다. 1996년 8월에는 큰아들 영현(11·초등 4학년) 군이 태어났다. 결혼식은 1997년 올렸다.

이후 1999년 1월부터 2004년 9월까지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6명의 아이를 낳았다. 모두 자연분만. 이번에 아들을 출산함으로써 4남 5녀로 성비까지 균형을 이뤘다. 초등학생이 4명, 유치원생이 2명이다.

거실에 방 2개가 딸린 이 씨의 23평짜리 아파트는 비좁다. 이 씨는 “비교적 건강한 아이들이 제 할 일을 알아서 하고, 말도 잘 듣는 편”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 다니는 이 씨는 생활비 마련을 위해 특근과 잔업을 자주 한다. 쌀과 부식 등은 큰집의 지원을 받지만 살림은 빠듯하다.

그는 “딸 아들 구별 없이 3남매 정도 두려 했는데 아이들이 귀엽고 중절수술도 싫어 ‘한 명만 더’ 하다 보니 아홉 명이나 됐다”며 “양육비 마련 등이 힘들어 이제 그만 낳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원을 마음껏 보내 주지 못하고 외식도 쉽지 않은 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통영시 임숙영 사회복지과장은 “이 씨 가정에 출산장려금 20만 원과 매달 35만 원의 보육료를 지급하는 한편 아이들의 점심 값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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