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대입 통합교과 논술

  • 입력 2006년 9월 19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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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관계에 따른 사회적 갈등원인을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시오

■ 제시문

(가)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유는 교환, 거래, 경쟁이라는 시장 기제를 통해 실현되고, 그 결과는 재화의 불균등 분배, 즉 불평등인데, 재화의 불평등은 다시 개인의 자유를 억제하는 형태로 작용한다. 그런 까닭에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유와 평등은 항상 대립적이다. 말하자면, 양립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 양자를 조화시키는 가장 바람직한 방식을 찾는 인류의 모색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며, 이는 곧 우리의 관심사인 사회적 정의(social justice)와 직결된다는 점이다. 평등주의는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를 평등하게 분배하는 것을 추구하는 이념인데, 이 개념은 두 가지 관점―‘사회적 가치란 무엇인가’와, ‘평등하게 분배한다는 것은 무엇인가’―으로 조명할 수 있다.

우선 사회적 가치에는 생존과 번영에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유형의 자산이 포함되는데, 매우 넓은 개념인 만큼 주관적·객관적 가치를 포괄한다. 하지만 평등주의가 문제 삼는 사회적 가치들은 주로 ‘객관적으로 측정 가능한 재화’에 집중되어 있고, 여러 요인 중 계급과 계층 체계를 결정하는 세 가지 요인―재산, 권력, 지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재산, 권력, 지위의 평등 분배가 핵심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분배 방식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관점의 분석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개인적 자질, 즉 생득적 자질(ascribed property)이나 성취적 자질(achieved property)의 불평등이 재산, 권력, 지위의 불평등으로 전환되는 ‘과정에 대한 통제 방식(control on the transformation process)’이며, 두 번째는 재산, 권력, 지위와 같은 객관적 재화를 ‘평등하게 분배하는 방식(control on the distribution of social values)’이다. 전자는 ‘기회의 평등’에 해당하고, 후자는 ‘결과의 평등’에 각각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송호근, ‘한국의 평등주의, 그 마음의 습관’]

(나) 집단들의 분화 가능성 중 대칭적 분화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A와 B 두 집단의 개인이 똑같은 소망과 행동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그 패턴의 방향에 있어서는 분화된 모든 경우가 이 범주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A집단의 구성원들은 자신들끼리는 A, B, C의 행동 패턴으로 대하고, B집단의 구성원을 대할 때는 X, Y, Z의 행동 패턴을 받아들인다. 같은 방식으로 B집단의 구성원들도 자신들끼리는 A, B, C의 행동 패턴을 받아들이지만, A집단을 대할 때는 X, Y, Z가 X, Y, Z에 대한 표준적 응수인 그런 태도가 자리 잡는다.…

예를 들어, 만약 패턴 X, Y, Z에 과시가 포함되어 있고, 과시가 과시에 대한 응수라면, 각 집단은 다른 집단을 그러한 패턴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쪽으로 몰고 갈 것이고, 만약 그 과정이 억제되지 않으면 더욱더 극단적인 경쟁을 하게 되고, 그래서 마침내 적대적이 되면서 전체 시스템이 붕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게 될 것이다.

[그레고리 베이트슨, ‘마음의 생태학’]

(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명제로 해서 인간이 실제로 살고 있는 실태를 놓친다면 이는 자기를 보존하는 것이 아니라 파멸에 빠뜨리게 하는 것이다. 또 무슨 일에서나 그리고 어디에서나 스스로를 선한 인간으로만 내세우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많은 악인의 무리 속에서 파멸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보존하려는 군주는 선하기만 해서도 안 되며 필요에 따라서는 선인도 악인도 될 줄 알아야 한다.… 무릇 군주라는 자는 최소한 자신의 나라를 잃게 할 수치스러운 악덕만을 피해야겠다. 다른 악덕들도 가능하다면 피해야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너무 신경 쓰지 말고 되어 가는 대로 내버려 두어도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어떤 때는 몇 가지 결함을 짊어져야만 나라를 위기에서 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사물을 잘 살펴볼 때 일견 미덕으로 보이는 몇 가지 자질도 군주를 파멸로 이끌 수 있으며, 또 첫눈에는 악덕으로 보이더라도 결과적으로는 군주의 안전과 번영을 가져오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군주론’](사진참고)

(라) 개인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고, 이에 대한 국가의 간섭을 가능한 한 배제하려는 경제사상 및 정책을 자유방임주의 경제정책이라 하고, 자본주의의 여러 모순을 국가의 개입 등에 의하여 사회적 완충을 꾀함으로써 사회적 자본주의 사회의 발전과 영속을 도모하려는 주장 또는 정책을 수정자본주의라 한다.

대통령의 임기가 4년 중임제인 나라가 있다. 이 나라에서 현재 집권하고 있는 A당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당선되었다. 이 나라의 현재 계층별 자산 증가율을 보면, 상위 10%의 사람들의 연간 자산증가율은 10%인 반면 나머지 사람들의 연간 자산증가율은 5%라고 한다.

야당인 B당의 대변인은 “여당은 현재의 계층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경제정책이 유지된다면 앞으로 빠르면 4년, 늦어도 8년 후에는 상위 10% 사람들의 총자산이 나머지 90% 사람들의 총자산과 같아질 것이다”라고 분석한 후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4년 후 우리 당이 집권하게 되면 상위계층에게 누진세를 높게 부과하고 하위계층에게 보조정책을 시행하여 집권 후 8년 안에 상위 10%의 총자산이 나머지 90%의 총자산보다 적어지도록 하겠다.”

이동선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상임 연구원

서방남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수리논술팀장

◎ 풀어 보세요

[논제1] 위 제시문들은 특정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사회적 분열과 갈등이 싹트는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위 제시문들을 모두 참고하여 갈등 발생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시오.

[논제2] 제시문 (라)에서 B당 대변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기존의 경제정책을 유지했고 4년 후 선거에서 B당이 집권하였다. 새 정부와 B당은 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년 상위 10%의 자산증가율을 감소시키고 그 감소되는 비율만큼 나머지 90%의 자산증가율이 늘어나도록 하는 정책을 시행한다면 그 비율이 얼마가 되어야 할지를 예측하시오.

[논제3] 다음의 글을 읽고 제시문 (다)의 의견과 어떻게 다른지를 밝히고, 제시문 (라)의 공약 당사자가 공약을 지키지 못했을 경우 발생할 상황에 대해 설명해 보시오.

철학자(지혜를 사랑하는 이)들이 군왕으로서 나라를 다스리거나, 아니면 현재 이른바 군왕 또는 ‘최고 권력자’들로 불리는 이들이 ‘진실로 그리고 충분히 철학을 하게(지혜를 사랑하게)’ 되지 않는 한, 그리하여 이게 즉 ‘정치 권력’과 철학(지혜에 대한 사랑)이 한데 합쳐지는 한편으로, 다양한 성향이 지금처럼 그 둘 중의 어느 한쪽으로 따로따로 향해 가는 상태가 강제적으로나마 저지되지 않는 한, 여보게나 글라우콘. 나라에는, 아니 내 생각으로는, 인류에게도 ‘나쁜 것들의 종식’은 없다네.
[플라톤, ‘국가’]

인쇄발전 ― 오리엔탈리즘, 두 제시문의 공통 논지를 추출하시오

■ 제시문

(가) 상품으로서의 인쇄물의 발달이 동시성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을 생성시킨 열쇠라면, 아직 우리는 단지 ‘수평적이고 세속적이며 횡적인 시간’형태의 공동체들이 가능하게 된 지점에 있다.

왜 이 형태 안에서 민족이 그렇게 인기 있게 되었을까? 관련된 요인들은 확실히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발달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펼 수 있다.

이미 언급했듯이 1500년까지 적어도 2000만 권의 책이 이미 인쇄됨으로써 베냐민이 말한 ‘기계적 재생산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필사본에 의한 지식은 재생 가능성과 전파에 의해 특징지어진다. 만일 페브르와 마르틴이 믿는 것처럼 거의 2억 권 정도의 책이 1600년까지 제작되었다면, 인쇄술이 “세계의 모습과 상태를 변하게 했다고 프랜시스 베이컨이 믿었던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중략]

인쇄자본주의는 언어에 새로운 고정성을 부여하였다, 그것은 장기적으로 민족이란 주관적 개념에 매우 중요한 고대성의 이미지를 심는 데 도움을 주었다. 페브르와 마르틴이 우리에게 상기시키듯이, 인쇄된 책들은 시간적, 공간적으로 거의 무한한 재생산이 가능하면서 영구적인 형태를 간직한다.

[베네딕트 앤더슨, ‘상상의 공동체’]

(나) 과거에 서양에서 아시아란 거리감과 소원감의 무언의 표상이었고 ,이슬람이란 유럽 기독교 세계에 대한 전투적인 적대심이었다. 이러한 무서운 불변의 상대를 타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동양을 알고 이어 동양에 침입하여 그것을 소유하고, 그 뒤에 잊혀진 언어, 역사. 민족, 문화를 발굴하고, 그것들을, 동시대의 동양을 판단하거나 지배하기 위하여 이용할 수 있는 ,참으로 고전적인 동양으로서(동시대의 동양인 눈을 벗어나서) 진열시켰다. 애매함은 소실되고, 대신 온실에서 기른 실체가 대체되었다.

동양이라는 말은 여전히 기묘한 존재 그대로 있는 동양으로부터 근대 유럽이 최근에 와서 만들어 낸 것을 뜻하는 학술용어가 되었다. 레셉스와 그 운하로 인하여 동양이 지닌 거리감도, 서양인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격리된 내밀성도, 그 영원불멸의 이국적인 정서도 이어서 없어졌다. 마치 육지의 장벽이 수로로 변한 것과 같이, 동양 또한 반항하는 적대자로부터 협력적이고 순종하는 동맹자로 변질되었다.

레셉스 이후, 동양이 엄밀히 말하면 다른 세계에서 속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게 되었다. 단지 ‘우리의 세계’ 서로 결합된 ‘단일의 세계’만이 있었다. 수에즈운하가, 몇 개의 다른 세계라고 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한 최후의 시골사람의 신념까지 꺾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 후 동양이라고 하는 개념은 행정 및 집무적인 개념이 되었고, 인구통계 경제학 사회학의 여러 요소에 종속되었다. 밸푸어와 같은 제국주의자들에게도, 또 J A 홉슨과 같은 반제국주의자들에게도, 동양인이란 아프리카인과 마찬가지로 종속민족의 구성원이고, 반드시 특정한 지리적 영역의 주민일 필요는 없다. 레셉스는 동양을 서양 속에(거의 문자 그대로) 녹여 없애 버렸고, 이어서 이슬람의 위협을 불식시킴으로써 동양의 지리적인 아이덴티티를 없애 버렸다.

[에드워드 사이드, ‘오리엔탈리즘’]

최영철 학림학원 통합교과 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 풀어 보세요

[논제] 위 두 제시문의 공통된 논지를 추출하고, 그 의미에 대해 논술하시오. <600자 이내>

☞ 해설과 분석, 답안은 이지논술 사이트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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